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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스 살인사건 ㅣ 미식가 미스터리 2
피터 킹 지음, 위정훈 옮김 / 파피에(딱정벌레) / 2011년 7월
평점 :
요즘 일본 추리소설을 탐독하고 있는 나에게 새로운 소제의 추리소설이 눈에 띄었다.
<스파이스 살인사건> 제목에서 풍기는 이미지는 그야말로 "나 추리소설이야!!"이긴 한데
스파이스? 살인사건의 특징이나 암호인가? 고개를 갸우뚱하고 표지를 살펴보니 [미식가 미스터리] 시리즈의 두번째 편이다.
전 편은 <프랑스요리 살인사건> 이라고 하니, 뭔가 요리에 관련된 미스터리물인가 보다.
나름 미식가, 애식가(?)를 자칭하는 나이지만, 제대로 된 세계요리를 어디 먹어보기나 했나?
이 참에 요리, 스파이스 공부도 될 것 같아 기대를 품고 책장을 넘겼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미식가 탐정.
- 식품을 감정하는 일을 하는 주인공의 별명이지만,
사건에 휘말리면서 그가 어엿한 탐정의 모습이 되어가는 걸 보는 재미도...다만 개연성은 좀 떨어지지만 말이다.
주인공이 그의 친구 돈으로부터 500년 전에 멸종되었다고 알려진 전설의 최고급 스파이스 코펭이 발견되었고,
그것의 진위를 감정해달라는 전화를 받고 뉴욕으로 가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전설의 스파이스를 맛보게 된 그 환희도 잠깐, 진품으로 판정하고 물건을 옮기던 중 코펭은 감쪽같이 사라지게 된다.
더구나 며칠 후, 함께 감정했던 친구 돈은 살해 당한 채 발견된다.
한순간에 코펭의 도난사건과 살해혐의의 용의자로 몰리게 된 주인공.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그리고 사라진 코펭을 찾아내기 위해 직접 사건을 해결하려 나선다.
맛과 향기, 그리고 다양한 효능까지 가지고 있다는 전설의 향료를 둘러싸고,
뉴욕의 다양한 레스토랑 셰프들은 물론, 거대식품회사, 조미료회사, 연구소 등 여기저기서 코펭을 탐내며
수수께끼 같은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사건은 좀처럼 알 수 미궁 속으로 빠지고 만다.
과연 코펭을 훔쳐간 범인은 누구이며, 우리의 주인공은 코펭을 다시 되찾을 수 있을까?
미식가 탐정이 이야기를 푸는 것답게, 시종일관 사건과 관련된 인물들을 찾아가면서
세계 요리가 한 곳의 모여있는 뉴욕의 다양한 레스토랑과 요리들이 등장한다.
고대요리부터 중동, 아프리카요리 다양한 향신료들, 요리법, 와인의 종류까지....
끊임없이 등장하는 알 수 없는 단어들을 쫓아 주석들을 본다고 바빴지만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우아하게 요리를 즐기며 와인을 음미하면서 장면장면에 빠져보았다.
하지만 그러다보니 역시 이야기의 긴장감은 느슨하게 풀려가고
미스터리소설다운 긴밀함과 임팩트는 약한 것이 사실이다.
주인공이 차츰 사건의 윤곽을 잡으며 범인을 밝히는 과정도 솔직히 허술하고 통쾌하지도 못했다.
만나는 여자 인물들은 하나같이 매력적인 미인에다가 거기에 혹하고 마는 주인공....
투닥투닥 하면서 콤비를 이루는 여경찰 가브리엘라 등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상황이 조금 촌스럽다고 느꼈는데, 그건 작품이 쓰여진 게 97년이란 걸 알고 이해할 수 있었다.
최근 반전의 반전 등 두뇌싸움에 익숙해진 독자들에게는
미스터리로서의 매력은 발휘할 수 없을 듯 하지만
스파이스, 세계적인 요리와 그 역사를 접목해서 소설을 풀어나간 점은 참신했고
작가의 그에대한 열정이나 박학함은 인정인정 또 인정이다.
요리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에 좋은 책이기도 하다.
+
책 속에 등장한 요리나 와인....
죽기 전에 한 번 맛볼 수는 있을까?
아....우울하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