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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슬럼버 - 영화 <골든슬럼버> 원작 소설 ㅣ Isaka Kotaro Collection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온 세상이 추격하는 남자...
그리고 두려운 듯, 그러나 왠지 모를 강인함과 슬픔이 느껴지는 남자의 눈.
골든 슬럼버는 표지의 글귀와 사진이 우선 나를 사로잡았다.
이사카 코타로의 작품이자, 내가 한창 일본에 있을 때 영화화 되어 관심을 갖고 있던지라 꼭 읽어보려고 벼르고 있던 작품이기도 했다.
서면에 알라딘 오프매장이 생기고, 목요일마다 읽고 싶던 아이들을 한 권씩 뽑아들 때마다의 그 즐거움...
그 즐거움을 두번째로 느낄 때 내 손에 쥐어진게 이 골든 슬럼버다.
사건은 새로운 총리가 그의 출신지인 센다이에서 기념퍼레이드를 하기로 한 날 시작된다.
센다이 역을 가득채운 환영인파들 사이에서 폭탄을 장치한 무선헬기가 나타나고
총리가 탄 차를 향해 돌진...그리고 총리는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고, 온나라가 발칵 뒤집힌다.
그리고 총리암살범으로 수면에 떠오른 남자.
난데없이 총리암살범으로 지목된 한 남자가 누명을 벗기위해,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3일간.
그리고 사건 직후와 사건 20년 후, 석달 후를 각각 그 시점에 놓여진 인물들의 시선을 통해 서술해 나간다.
특별한 장점도 뒷배경도 없는 평범한 한 남자. 그가 가진 무기라고는 대학 친구에게 배운 밭다리후리기 기술 뿐이다.
그런 그를 온 세상이 주목하고 추격한다.
순식간에 암살범으로 지목 된 그의 일거수 일투족, 과거의 모든 기록들이 매스컴에 노출되고
하나하나 짜맞춰진듯 그를 범인으로 몰아가는데.....
졸지에 도망자가 된 그는 최근 일어난 이상한 일들이 그를 암살범으로 몰고가기 위한 음모였다는 걸 깨닫게 되고
살아남기 위해, 세상을 향해 자신의 무고함을 알리기 위해 모든 걸 걸고 모험에 뛰어든다.
그리고 그 속에서 등장하는 지원군들....옛애인, 옛친구와 후배, 직장 선배, 예전 알바 사장, 그가 도와준 아이돌...
그를 기억하며 신뢰하고 있던 이들과의 교감. 그 믿음들이 그를 버틸 수 있게 도와준다.
과연 그는 누명을 벗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총리 암살과 관련된 무서운 음모....그 뒤엔 누가 있는 것일까?
이야기는 사건의 시작- 사건의 시청자- 사건 20년 뒤- 사건- 사건의 석달 뒤의 구성으로 진행된다.
그리고 각 시점에서 여러 인물의 입을 통해 사건이 서술되기 때문에
이야기에 대한 몰입도도 높아지고, 흥미있게 책을 넘길 수 있다.
과거의 말, 행동들이 그를 이끌어주고 사건 해결의 실마리가 된다는 점에서
소설 곳곳에 숨어있는 복선들을 찾아내는 재미도 솔솔하다.
최근 일본에서 촉망받는 차세대 작가 이사카 코타로...
내가 알고 있는 책만해도 몇편이나 영화화 될 정도로 그는 인기작가이자, 이야기꾼이다.
구성의 치밀함과 그 속에 숨어있는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
사건을 풀어가는 스릴 속에서 그는 항상 사회의 어둡고 추한 단면을 끄집어내 독자들을 생각하게 만든다.
골든 슬럼버 속에서도 거대한 힘(정부, 조직...등의)과 매스컴의 추악함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이사카 코타로...앞으로도 그의 작품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
영화는 이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갈 지 궁금하다. 조만간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