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과 열정사이 - 전2권 세트
에쿠니 가오리.쓰지 히토나리 지음, 김난주.양억관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0년 11월
평점 :
절판


두 남녀 작가, 츠지 히토나리와 에쿠니 가오리가
2년여에 걸쳐 실제로 연애하는 마음으로 써내려간 릴레이 러브 스토리 Blu & Rosso

 

<냉정과 열정사이> 한 이야기를 두 남녀 작가가 각각 자기의 방식으로 썼다는데서 큰 화재를 불러 일으켰고 나 또한 그 새로운 도전에 신선함을 느끼고 꼭 한번 봐야지 했던 작품이었다.
이 작품은 '아오이'와 '쥰세이'라는 두 남녀의 사랑과 그들의 삶, 그리고 그 속에 녹아져 내리고 있는 냉정과 열정사이의 기묘한 줄다리기다. 그들은 풀지 못한 오해 속에서 헤어졌고 그로부터 8년....서로의 기억속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침금으로 남아 그들의 삶을 뒤흔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약속... 10년후 그녀의 생일날, 피렌체 두오모에 오르자던 그 약속은 꼭 풀어야 할 숙제, 치뤄야 할 시험이었다.

아오이...그녀는 아르바이트로 보석상에서 일하며 미국인 - 다카시의 말에 따르면 '나이스가이' 인 마빈과 동거를 하며, 목욕을 즐기고, 독서를 즐기고, 친구 다니엘라를 만나고 쇼핑도 하고 자기 자신의 만족을 느끼며 조용하고 안락한 생활을 한다. 더할 나위 없이 편안하고 안전한 생활이다. 하지만 그러한 조용한 생활 속에서 문득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쥰세이와의 기억들, 추억들은 그녀를 혼란스럽게 한다.
그녀는 자신을 숨기려하고 목욕탕으로 도망만 칠 뿐이다. 하지만 그러한 냉정한 그녀의 생활속에서 쥰세이에 대한 갈망, 열정은 휴화산처럼 숨어있는 것이다. 거부할 수 없는 쥰세이에 대한 그리움과 애틋함으로 결국 그녀는 모든걸 포기하고 그녀의 생일날 피렌체로 향한다. "결국 오게됐어"
그녀는 어떠한 이끌림에 의해 결국 피렌체 두오모에 오르는 것이다. 확인하고픈 무언가.......

쥰세이...그는 사랑했던 연인을 잃고 그 속에서 방황하다 명작들을 복원하는 복원사의 길을 걷고자 한다. 그것은 과거를 기억하는 일이다.그는 그렇게 과거속에 머물기를 원한다. 그에게 미래란 두렵다. 과거속에 자긴 도시 피렌체에서 복원공부를 하며 늘 아오이를 추억하는 것이다. 메미라는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애인이 있지만 그녀와 섹스를 하면서도 아오이를 떠올린다. 메미는 불완전한 그와 많이 닮아있다. 그리고 그런 동질성에서일까? 그녀는 어린아이와 같은 집착으로 그를 사랑한다.
그는 10년후 그날을 늘 기다린다. 아오이는 기억하지 못할거라 믿으면서도 그는 다짐한다.

그리고 그날...그들은 그곳에서 만난다. 어색한 재회. 그러나 그들은 행복했다. 과거를 뛰어넘어 지금 현재 늘 그리던 자신의 삶의 분신을 찾은 것이다. 하지만 그런 열정속에서도 시간과 세월이란 벽은 어느새 달라져버린 주위의 환경들속에 놓여 어긋나고 만다. 서로 다른 얘기를 하고 서로를 숨기고 헤어지려 한다.
아오이는 혼자 돌아갈 것을 결심하고 냉정하게 돌아선다. 그녀는 자신이 정말 있어야 할 자리, 늘 편안하고 조용한 그 생활이 자신의 삶이란 걸 깨닫고 열차를 타고 돌아온다.
쥰세이는 그녀를 보내고 생각한다. 작은 열정이 쏫아난다. 그녀를 잡지 못한다면 자신은 또 늘 과거 속에 묻친채 살아 갈 것이다. 두번이나 사랑하는 여자를 놓쳐선 안된다.
그는 급행열차 표를 끊고 아오이를 잡기위해 밀라노로 뒤따른다.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 뒤는 아무도 모른다.


사랑의 순간에는 항상 설렘과 두려움, 우울이 따른다.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우리는 몸부림친다. 자신이 진정 원하는 무언가를 깨닫지 못하고 우리는 현실 속에 나 자신을 다 잡으며 살고 있다. 순간순간 뻗어나오는 작은 열정들을 때론 부끄러워하고 당황해하며 혼란스러워한다. 편안하고 조용한 생활을 원한다. 그와 반해, 때로는 열병같은 열정속에 허우적거리다가 정작 중요한것을 깨닫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는 과연 무엇을 따라야 하는 것인가? 오늘도 난 냉정과 열정 속에서 헤메인다.

일본 소설 특유의 간결한 문체. 사막의 햇살처럼 건조하면서도 강렬한 느낌이랄까.......그래서 일본 소설은 늘 읽을때마다 지루함을 잘 느끼지 않는다. 깔끔하다. 그리고 Rosso에서는 에쿠니 가오리의 성급하지 않게 스토리를 이끌어 나가는게 참 좋았다.아오이를 통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감정들 혼란스러움들이 뭔가 거리를 둔 느낌으로 좋았다. 그에 비하면 츠지 히토나리는 성급하게 바로바로 표현한 점이 별로였지만 강한 문체는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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