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쫄보에 자그마한 소리나 자극에도 크게 놀라고, 잔인한 장면은 눈을 가리고, 무서우면 채널을 돌리거나 티비를 꺼버리는 내는 참 희한하게도 소설로는 호러나 스릴러를 아주 좋아하고 즐겨본다. 영상에서 오는 눈과 귀의 자극은 방심한 나에게 급작스럽게 다가와 날 놀래키지만, 글로 읽는 호러나 스릴러는 그 긴장감과 공포감을 내 호흡으로 조절하며 빠져들 수 있어서 좋다. 오롯이 글로 표현된 설명으로 그 세계를 상상하고 주인공과 함께 호흡하는 순간이 흥미롭고 짜릿하다. 물론 과한 상상으로 가슴이 두근거리고 밤새 꿈속에서 나를 괴롭히는 이야기들도 있지만, 최근 영상으로 제작되는 호러나 스릴러물은 피가 난자하고 너무 자극적이라 보는내내 불편하게 만들어 점점 꺼려지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스티븐 킹 스타일의 오컬트 호러를 표방하여 기대를 모았다는 ,보이지 않는 친구>라는 이 소설은 소개글부터 나를 사로잡았다. 영화 각본을 쓰고 감독도 맡은 바 있는 작가 스티븐 크보스키의 이력 또한 매력적이었다. 10대 시절 이미 고전, 공포 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섭렵한 작가는 특히 J.D. 샐린저의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 그리고 스콧 피츠제럴드와 테네시 윌리엄스의 작품에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나의 최애 고전 <호밀밭의 파수꾼>에 영향을 받았다니....그의 가치관과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하는 이야기들은 어떨지 그게 공포 장르에는 어떻게 녹여있을지가 너무도 궁금했다. 대학에서 시나리오를 전공했고 연출은 물론 배우로도 활약했다고 하니, 공포장르에서 중요한 장면연출이나 표현들도 더 생생하고 시각적일듯 해 기대됐다.
<보이지 않는 친구>는 연인의 폭력에 시달리던 케이트 리스가 더 나은 삶을 위해 일곱 살 아들 크리스토퍼와 야반도주를 해 밀그로브라는 소도시에 살게 되면서 시작된다. 새로운 도피처에서 안정된 새로운 삶을 꿈꾸던 그들에게 어느날 뜻하지 않는 일이 닥쳐온다. 아들 크리스토퍼가 실종되고, 아이는 엿새 뒤 미션스트리트 숲에서 발견되지만 실종 이전과는 무언가 달라져있다. 난독증이 고쳐지고, 사람들의 비밀을 들을 수 있게되는 등 초자연적인 힘을 갖게 된다. 그리고 상상 세계 속에 점점 빠져들며 그를 도왔다는 '착한 아저씨'의 말대로 매일 밤 미션스트리트 숲을 찾아가 나무집을 만드는 데 몰두한다. 그리고 그 나무집은 현실 세계와 상상세계를 이어주는 문이 되는데.... 크리스마스에 모두가 죽게된다는 불길한 예언과 크리스토퍼를 찾아다니는 '뱀 같은 여인'.... 과연 크리스토퍼는 두 세계를 지키고 모든 것을 바로잡을 수 있을까? 아니면 그는 단지 그의 아빠처럼 미친 정신병자일 뿐일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