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지 않는 도시 - 세상 모든 사랑은 실루엣이 없다
신경진 지음 / 마음서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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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없는 결혼생활을 경험한 사람들보다 결혼 없이 사랑을 느낀 사람들이 더 많잖아요. 우린 결혼하기 위해 태어난 게 아니라 사랑하기 위해 태어난 거예요

소녀처럼 얼굴을 붉히며 한나는 말했다. 사랑해서 결혼한다는 식상한 결론으로 결혼을 하고 현실에 이리저리 치이며 과연 결혼이란 뭘까 고민해본 사람이라면 "무슨 사치스런 이야기야? 사랑이 밥 먹여주냐?" "에휴, 그냥 다들 남들처럼 때되면 결혼하고 아이 낳고 그렇게 평범하게 사는게 행복이지..."라며 이 말을 이상적이라 치부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소설의 말미에 등장하는 이 대화는 소설 속 여러 인물들의 삶을 지켜본 후라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과연 사랑의 결론이 결혼이 맞는걸까?' '사랑 없는 결혼은 잘못일까?' '결혼이란 제도에 꼭 얽매여야만 할까?' 자신의 삶과 주의 사람들의 삶을 대입하며 복잡미묘한 생각들을 하지만 여전히 결혼이란 굴레 속에 갇혀사는 현실에서 한번쯤은 깊게 생각해볼만한 이야기다. 작가 역시 "사람들은 누구나 연애와 결혼에 관심이 많아요. 하지만 저는 '그 너머의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한다. 그가 제시한 <결혼>이란 화두에 대해 독자들은 어떻게 생각하게 될지가 흥미있는 소설 <결혼하지 않는 도시>를 소개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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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표지 제목을 읽었을때는 단순히 최근 비혼, 졸혼 등 결혼에 대한 인식이나 현실에 대한 부정적 작용들을 소설로 녹인 작품이라 생각했다. 젊은 남녀들의 사랑이야기겠거니 했는데, 처음부터 등장하는 7,80년대의 커플은 내 뒷통수를 '탁'하고 내리쳤다. 가난하고 희망을 꿈꿀 수 없는 삶 속에서 한 여인은 악착같이 돈을 벌고 성공하지만 역시 자신의 신분과 처지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그래서 벌었던 돈을 털어 여대 졸업장을 얻고 자신의 지위를 상승시켜줄 남자를 찾는다. 자신의 야망에 걸맞는 남편감을 찾은 듯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하지만 그녀는 대외적으로 보이는 명예와 권력을 지키며 행복을 가장하고 쇼윈도부부의 길을 선택한다. 그들에게서 파생된 젊은이들은 애절한 사랑을 꿈꾼다. 사랑을 지키기 위해 많은 걸 내걸고 내던진다. 사랑은 왜 하나여야만 하나를 반문하는 위험한 관계...그 실상은 진정 사랑일까? 그들이 지키고자 한 것은 사랑일까, 현실일까? 그리고 또 시간이 흘러 그 다음 세대의 사랑이 시작된다. 자기 중심적인 세대에 걸맞게 상대방에게 흔들리지않고 자신의 길을 선택하며 현실과 맞서는 또 다른 삶의 방법. 그 역시 옳다 그르다 판단할 수 없지만 현실과의 장벽은 높다. 할머니-어머니-딸 3세대를 이어온 각 남녀들의 사랑법과 결혼에 대한 자세는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해준다. 첫 커플의 결혼에서 우리를 그렇게 압박하던 결혼의 전제란 사랑이다라는 게 과연 언제부터였나를 반문하게 했다. '맞어맞어...예전엔 얼굴도 안보고 결혼을 하고 부모님이 정해준 짝을 정해진 운명처럼 받아들였었지" 불과 그게 얼마전, 바로 우리 어머니 세대에도 그랬다는걸 문득 깨달았다. 그리고 요즘 조건을 내걸고 결혼상대를 까다롭게 가리고, 연애따로 결혼따로의 사람들을 세속적이다 손가락질하지만 정작 자신은 그것에 자유로울 수 있는지, 혹은 그들을 부러워하고 있는건 아닌지...이런저런 생각들도 해보았다.

결혼은 사랑과는 또 다른 영역이라 생각합니다. 흔히들 두 대상을 동일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죠. 사랑의 종착점이 결혼이라고 여기는 생각 말이에요. 하지만 결혼은 연애와 달리 관습과 제도의 문제를 동반합니다. 반면, 사랑이 결혼의 필수 조건이 된 것은 불과 얼마 안 된 일이에요. 과거에는 결혼이라는 제도에 남녀의 사랑이 필요하지 않았거든요. 어쩌면 현재의 결혼은 근대 낭만주의의 욕망이 만들어낸 사생아일지도 모르겠네요.

작가 역시 등장인물을 빌어 이렇게 말한다. 사랑은 진화한다. 그 결말이 꼭 결혼인것은 아니다. 현실의 결혼하지 않는 도시는 사랑이 소멸되었다기 보다 변화하는 시대상과 가치관의 결과일 것이다. 그렇기에 결혼이란 제도는 새롭게 고찰되고 진화해야할 것이다. <결혼하지 않는 도시>가 <사랑하지 않는 도시>가 아니듯 <결혼 못 하는 도시>가 되지 않기를 바라며 마지막으로 공감하는 글귀를 남기고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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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거창한 건 아니구요. 결혼이라는 제도가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든다는 생각은 들어요. 그래서 이걸 좀 달리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보는 거죠. 자유와 사랑이 우선이고, 형식과 의례는 미뤄도 된다는 쪽입니다. 굳이 선언하자면 '사랑 없는 결혼'보다는 '결혼 없는 사랑'을 지지한다 정도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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