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 반대한다 - 우리시대에 고하는 하워드 진의 반전 메시지
하워드 진 지음, 유강은 옮김 / 이후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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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미국인으로서 미국이 일으켰던 전쟁들이나 미국이 참가한 전쟁들을 비판한다. 그러나 저자의 비판은 미국이 일으킨 전쟁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저자는 근본적으로 모든 전쟁에 반대한다. 저자에 따르면 전쟁은 전쟁을 일으키거나 전쟁에 참여하는 나라의 일부 권력 집단이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힘이 없는 일반인들을 동원하여 역시 상대 나라의 일반 피동원인들을 살육하는 것에 지나지 않을 따름이다. 그 과정에서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각종 미사여구는 실재하는 가치를 언어로 옮겨 놓은 것이 아니라 거짓을 신화적으로 포장한 것일 뿐이다.

저자는 고대 아테네 시대의 전쟁에서부터 현대의 전쟁에까지 전쟁이란 전쟁은 모두 이런 본질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마키아벨리주의를 넘어서'라는 꼭지로 몇 개의 글이 따로 묶여 있지만, 이 책을 관통하는 시점은 마키아벨리주의 혹은 '맹목적 현실주의'에 대한 비판이다. 통치자만을 위한 철학인 마키아벨리주의가 근대 이후 거의 모든 정치인이 갖춰야 할 덕목으로 자리잡은 것을 저자는 이성의 실종으로 파악한다. 목적의 정당성은 생각하지 않고, 현실적으로 통치자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면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해내는 것. 이것은 근대인들이 그렇게 자랑스러워한 이성의 진보를 스스로 포기한 자세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런 일을 해왔던 근대인들은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 자신들은 ~~~~~~한 사명을 띠고 있는 자랑스런 -----라고(미국의 경우 지독한 냄새가 나는 '미국 예외주의'라고 정의한다). 자신의 경험과 연구들을 바탕으로 전쟁에 감춰져있는(그러나 전쟁을 아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지 않을까?) 추악함을 들춰내고 '더 이상 전쟁은 안된다!'라는 선언을 하는 저자의 모습을 보고, 어느새 이상한 모습으로 변해버린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이 책은 좋은 내용에도 불구하고 기초적인 부분에서 오자가 많았다. 이런 실수는 책을 싸구려처럼 만들어 버린다. 그러나 이 책은 싸구려 책이 아니다. 그러니 다음부터는 기초적인 부분에 좀 더 신경을 써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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