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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불편해도 나랑 노니까 좋지 - 나와 원일이 이야기 ㅣ 점선면 시리즈 4
김나무 지음 / 위고 / 2024년 1월
평점 :
구텐베르크 은하계를 살리는 출판사로 위고가 뽑혔길래 응원하는 마음으로 산 책. 위고는, 당연히 주목하는 출판사지만, 산 책이 별로 없어서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금 다 읽었는데 처음부터 다시 읽고 싶다. 나로선 정말 드문 경험.
작가는 청각장애를 지닌 동생과 어릴 적에 함께 지낸 이야기를 들려준다. 왜 어릴 적 이야기냐면, 그 시절이 작가의 생애에서 사랑으로 가장 많이 채워진 시간이었기 때문이라고.
작가는 그사이 자신이 지내온, 어쩌면 오로지 '나'만을 생각했는지도 모르는, 그래서 고슴도치처럼 가시를 한두 개 세우고 있었을지도 모르는 나날이 보이는 자리에 다다랐는가 보다. 부럽게도 말이다. 그래서 자신의 사랑을 되살려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었는가 보다. 책에 실린 모든 글, 모든 그림에서 그런 마음이 느껴진다. 누군가를, 자기 자신까지 포함해서 모두를 찌르고 싶지 않아 거듭 되살피는 조심스러움이 느껴진다. 그렇다고 전전긍긍하는 건 아니어서 읽는 내내 안심이 되었다.
아니 읽는 내내 내 안에서도 사랑이 차올랐다. 내가 잊었던 사랑의 장면들이 기억났다. 책 속 세계에 빠져들어 나의 차가운 눈길이 줄자 사랑스러운 것이 좀 더 보였다. 가슴이 벅차고 눈물이 맺힐 뻔했다.
점선면 시리즈의 다른 책들도 기대가 된다. 천천히 모두 읽을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