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와 입을 소맷자락으로 막은 왼팔의 팔꿈치, 쓰라린 배만으로 기었다. 불길이 뒤쪽에서 뜨겁게 몰라쳐왔다. 살고 싶다. 포기하고 싶다고 생각할 때마다 가슴과 배가 벌레처럼 필사적으로 꿈틀거렸다. 한 뼘, 또 한 뼘. 폭발하는 소리를 내며 책상이 부서져 내렸다. 살고 싶다. 살고 싶다. 불길은 이제 발뒤꿈치를 태울 듯 뜨거웠다. 굉음을 내며 다른 무언가가 터져나갔다. 눈을 뜨지 못한 채 몸부림치며 더 기었다. - P381
그 모든 것들로부터 인주는 멀찌감치 떨어져 있었다. 속력이 다른 세계 속에서 인주는 살았다. 달렸고, 높은 휘파람을 불었고, 덤블링을 했다. - P332
복수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마음! 괴롭다! 생이란 일체개고라 하더니, 틀린 말이 아니다. - P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