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행복
김미원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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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이런 행복이 찾아오다니 기쁜 마음도 잠시일 뿐, 지나고 나면 불안해 집니다. 지금 이렇게 행복하고 나면 시련이 찾아오는 건 아닐까? 다쓴 색연필처럼 더이상 우연히라도 행복이나 행운이 안오고 불행해 지는 건 아닐까...그런 생각을 하며 이 책을 읽었을 때 인생을 참 ‘나‘만 생각하며 살았구나 하는 한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김미원 저자는

‘두려운 것은 내가 행복하다고 충만한 감정에 빠져 있을 때 타인의 아픔을 망각하는 것이다.(p.84)‘

라며 불안한 행복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이런 마음으로 글을 쓰시고 책을 읽으며 여행을 하시는 모습이 그대로 전해지는 책 [불안한 행복] 속에는 또다른 모습도 여럿 있습니다. 어느날 ˝나 안락사하고 싶다. 같이 가서 신청하자....˝하시는 엄마의 말에 놀라 알아보니 불필요한 연명치료를 거부한다는 신청서 였으나 마지막 가시는 길엔 요양원에 모셔야 했던 사무치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수필집입니다. 누군가의 딸로, 또 딸들의 엄마로, 손주들의 외할머니로 살아오면서 격었던 아픔도 글로 쓰고 여행을 하며 작가들의 삶의 여정을 따라 열흘이 넘게 홀로, 때론 친구들이나 남편과 시간을 보낼 줄 아는 분이 또 작가님 입니다.

1959년생이라는 사실이 전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현재에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순간 ‘손전화기‘를 찾으시는 모습에 깜짝 놀라 깨닫고는 저 역시 제 생각의 범위에서 책을 보고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총 4부로 구성된 내용 중 맨마지막 장 ‘생의 한가운데‘에서 만난 작품들과 그 작품들의 배경이 된 유럽 여러나라의 여행기는 알고 있던 내용들은 더 오래남을 추억으로 만들고, 함께한 음악들은 흥얼거리는 정도에 이르러 가끔 힘든때면 떠오를 것 같이 살갑게 다가 옵니다. 빈센트 반 고흐, 하늘의 낭만주의자 생텍스, 바닷가에서 자유롭게 춤을 추는 그리스인 조르바, 영국에서 태어났으나 그리스를 ‘나‘의 조국으로 표현한 바이런 등등의 소소한 듯 중요한 이야기가 밀려오면 떠나고 싶어집니다. 일상 속에 펼쳐지는 책 한 권으로도 수 많은 인물들을 초빙해 토론을 하고 대담을 나누고 작품을 궁금하게 만드는 지혜가 부럽습니다.

나이들면 작가님처럼 살고 싶어집니다.

내가 힘든 짐을 지고 산을 오르는 대신 누군가 숲에서 쉴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글을 쓰시는 작가님처럼 말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개인적 리뷰 입니다.

#불안한행복 #김미원 #수필집 #특별한서재
#행복론 #여행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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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자에게
김금희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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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리는 이삭이라는 뜻의 제주어였다‘

[복자에게]를 처음 만날 날에 제주도 부속섬이라는 고고리섬을 인터넷에서 열심히 찾았습니다. 표지에 그려진 바닷가가 있는 섬을 찾아제주도 주변을 훑었으나 끝내 찾지 못했습니다.

오늘 책을 다 읽고 그렇게 못찾겠던 고고리섬을 만났습니다.

1999년의 시간속으로 시계를 돌려 좌절하는 부모님께 밀려난 13살 소녀를 만납니다. 내년이면 중학교에 가는 자신과 장래희망이 사자라고 말하는 3학년 남동생 중에 서울을 떠나 제주도, 그것도 배를 타고 다시 섬으로 들어가 고모와 함께 지내야 하는 존재가 자신이어야 하는지 납득할 수 없었던 주인공 ‘이영초롱‘이는 화가 났습니다. 남동생은 서울 큰아버지댁에서 맡아주신다는데 왜 자신은 버려지듯 제주도 구석진 섬으로 보내져야 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어느날 우연히 만난 ‘복자‘는 서울에 대한 호기심과 고고리섬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영초롱이의 친구가 됩니다. 겨우 1년의 시간이었으나 제주도 고고리섬은 깊은 슬픔과 위안의 장소로 남았습니다.

세월은 흘러 판사 이영초롱으로 사는 삶에 전환기가 왔습니다.
법정에서 진심이 가득한 욕이 새어나와 좌천 되다싶이 다시 제주도로 온 주인공과 다시 만나게 된 복자와의 인연은 친해지기도 했다가 멀어지기도 합니다. 간호사로 일하며 같은 증상으로 유산을 하는 동료들과 본인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복자와 판사라는 직업윤리와 그동안 겪어왔던 권력의 추악한 그림자에도 스스로 벗어나는 영초롱이의 길이 서로 교차하는 동안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고고리섬에서 어느날 올려다본 밤하늘마큼 세상에는 사연들이 넘처납니다. 모든 것이 용서라는 이름으로 면죄부를 받아선 안됩니다. 약자에게 늘 폭력적인 세력의 의도된 거짓말에 그래도 복자가 최후에 웃는자가 될 수 있어 다행입니다.

파리에서 팬데믹으로 통제받는 삶을 살아가며, 베란다에 같은 시간이면 나와 노래하는 희망의 메세지를 존재하는 모든 신에게 바라고 또 바래 봅니다. 다 녹아버린 아이스크림...일지라도 다시 얼리면 먹을 수 있듯이 넘어져 힘들 때 울 수 있게 도와주고 자신과 동료들을 위해 끝까지 포기 안하는 그 모습이 참 아름다운 복자에게 감동과 위로를 받습니다.

#복자에게 #김금희 #장편소설 #문학동네 #제주도 #고고리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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