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여섯 개의 폭력 - 학교폭력 피해와 그 흔적의 나날들
이은혜 외 5명 지음 / 글항아리 / 2021년 5월
평점 :
[여섯 개의 폭력]을 읽기 전까지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전혀 모르고 있었음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드라마와 책, 인터넷, 뉴스 등으로 전해 들어서 알고 있는 학교폭력들과 당사자 또는 유가족이 들려주는 학교폭력은 차원이 달랐습니다. 은유 작가님의 머릿말에서부터 그동안 편견이 눈을 가리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학교폭력은 악마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이 문장을 이해하기 시작하니 두려운 마음도 듭니다. 학교폭력은 가해자와 피해자, 그리고 방관자가 있을 때 성립된다는 말에 다시 한번 머리가 울립니다. 가해자들은 그냥, 재미로, 만만해 보여서, 눈에 거슬려서 폭력을 행사했다고 말합니다. 피해자가 죽음을 선택해도 그들은 반성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주변에는 방관자와 외면한 어른들이 있습니다.
이은혜 글항아리 편집장님의 28년 전 열여덟 살의 학교폭력에 대한 글을 읽으며 온몸에 소름이 끼쳤습니다. 친근한 얼굴로 다가와 자신과 함께 나락으로 떨어지길 바라는 K의 이야기, 벗어났다고 안심한 순간 우연히 마주친 날의 기억들이 생생하게 전해져 이렇게 글로 자신이 겪은 피해사실들을 표현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요즘 연예인들, 스포스 스타들의 학교폭력 사실들이 폭로 되면서 여러가지 이슈들로 떠들석 합니다. 어리다는 이유로 면죄부를 받는다는 것에 거부감이 들기도 했지만 또한편으로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사람에게까지 너무 가혹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또한 방관자의 모습이었음을 이제는 알것 같습니다.
가정폭력과 학교폭력의 힘든 시기를 오직 장애가 있는 오빠를 위해 살아내고 사회복지사의 길을 가고 있는 조희정 님, 외모 콤플렉스와 함께 경제적 어려움으로 괴롭히는 이들과 싸운 것이 아닌 내 존재에 대한 죄책감과 싸웠던 이모르 작가님, 학교라는 공간에서 자행 되는 폭력의 속성을 작품으로 풀어 쓴 황예솔 작가님, 그 시절엔 있는 줄도 몰랐던 사이코패스의 괴롭힘을 자기부정의 방법으로 삭혀 쉰의 나이에 이제는 말할 수 있다고 선언하는 김효진 마르코폴로 편집장님...다섯 명의 무사히 어른이 된 학교폭력 피해자들과 끝내 어른이 되지 못한 한 사람의 엄마이자 고등학교 선생님인 임지영 님의 이야기가 먹먹하게 다가옵니다. [여섯 개의 폭력]은 아직도 고통받는 수많은 학생들이 있기 때문에 아픈 상처를 들춰낸 용기 있는 여섯 분들의 선언 입니다. 외면하지 말라고, 방관하지 말라고, 피해자들의 고통은 어른이 되어도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고, 따스한 손길과 관심이 필요한 이들이 우리 주변에도 있다고 말입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여섯개의폭력 #은유 #이은혜외 #학교폭력 #글항아리
#책추천 #책스타그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