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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술 1 - 시원한 한 잔의 기쁨
하라다 히카 지음, 김영주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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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다 히카의 [낮술]을 읽고 싶다고 생각한 계기는 출판사 책 소개란에 적힌 옮긴이의 말 때문입니다.

- 소설 속 많은 장면이 생생하게 그려지기도 하는데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작용했으리라 생각한다. 하나는 드라마 각본가 출신인 작가의 이력이고, 다른 하나는 소설에 나오는 음식점이 실재하는 곳이라는 점이다. - 옮긴이의 말 중 (337쪽)

소설이자, 드라마가 있고 나오는 음식점들은 실재하는 곳이라면 [낮술] 한번 마시고 싶어지는게 당연한 선택이었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만난 주인공 이누모리 쇼코는 ‘지킴이‘라는 다소 생소한 직업을 가진 이혼녀이자 초등학교 2학년인 딸아이를 전남편과 시부모님께 보내고 정기적으로 만나고 있는 평범한 여성입니다. 딸과 함께 살고 싶은 마음과 그럴 형편이 안되는 현실 사이에서 후회와 미안한 마음이 혼재 되어 조금은 침울한 나날을 보내는 중입니다.

소설 속 쇼코의 ‘지킴이‘라는 직업이 실제로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가사도우미나 간병인과는 다른 진짜 곁에서 지켜보기만 하는 일이 어떤 도움이 될까 궁금했는데 처음엔 쇼코의 동창인 가메야마 다이치가 ‘나카노심부름센터‘라는 회사 운영하다 일손이 필요하다는 핑계로 이혼 후 낙심해 있는 친구에게 함께 일하자는 제안으로 남을 돕는 다는 점에 일을 시작하고 밤 22시부터 다음날까지 누군가의 아픈 아이를, 홀로 둘 수 없는 노모를, 반려견을 지켜봐주고 퇴근하는 시간이면 쇼코에게 점심은 일반인들의 저녁과 같기 때문에 맛있는 음식으로 자신을 달래고, 음식과 어울리는 [낮술]로 풍미를 고조시키는 것으로 피로를 풀고 잠이 드는 생활의 반복 입니다.

첫번째 술은 무사시코야마역 근처에서 일이 끝난 후 소고기덮밥에 고구마소주 입니다. 세 살 꼬마 요코이 하나에의 엄마가 일이 있어 쇼코에게 아이를 지켜 달라고 의뢰가 들어왔습니다. 세 살 꼬마는 쇼코의 딸아이의 어릴적 모습과 겹쳐 보입니다. 두번째 술...마지막 열여섯번째 술을 오므라이스와 함께 마시며 쇼쿄의 ‘낮술‘ 이야기는 끝나지만 술과 어울리는 음식들, 쇼코를 진정으로 아끼는 친구들, 쇼코의 ‘지킴이‘에 자신의 마음을 여는 사람들 이야기가 훈훈 합니다. 책을 다 읽고 옮긴이의 말까지 다 읽고 쇼코에게도 좋은 인연이 있었으면...인연이 없다면 단골이 되어 식사를 즐기고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에 맞는 술을 마음 편히 마실 수 있는 공간이 꼭 생기길 바라게 되었습니다. 맛집들을 소개해 주고 맛있는 음식에 궁합이 맞는 술들을 술술술 알려주었기에.

- 일곱번째 술을 마시고 쇼코는 ‘아니, 나 같은 사람을 부르지 않는 게 행복한 일일지도 모르지. 나를 부르지 않는 건 고객이 행복하다는 증거라고 생각하자. 상대가 잊었더라도 내가 기억하면 되니까.‘
쇼코는 지금껏 심야에 자신을 불러준 고독한 사람들의 행복을 진심으로 기원했다. - (145쪽)

쇼코의 편안한 술친구 되어 주실 분 모집합니다. 고독한 사람들의 행복이란 그저 누군가 곁에서 지켜봐주는 것, 부디 읽어 보시길.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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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코는 눈앞의 오므라이스를 물끄러미 응시한다.
‘분명 우리 엄마가 해준 오므라이스는 이렇게 맛있지 않았어.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는 엄마의 요리니까 그립고 다시 한번 먹고 싶긴 해도. 친구네 집에서 먹은 오므라이스도 이렇게 맛있지 않았지. 어렸을 때 이런 요리가 나왔다면 깜짝 놀랐을 거야.‘

<낮술>, 327쪽 -완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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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찾아오는 구원자 안전가옥 오리지널 8
천선란 지음 / 안전가옥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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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이들의 밤은 깊고, 길고, 지루합니다. 그 외로움을 본인이 선택했다고 해도, 남에 의해 강제 되었다고 해도, 가족에 의해 버려져 어쩔 수 없었다고 해도 그 모든 것을 겪어야 하는 건 자기 자신일 뿐입니다.

그런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의 현혹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고민을 하는 사이, 형사인 수연의 앞에 재활병원에서 벌써 네번째 환자의 자살 소식이 들려옵니다. 치매 등으로 재활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지만 1년 내낸 더이상 찾아오는 가족도 없이 외로움을 벗삼은 이들이 ‘꽃동산으로 가겠‘노라 유서를 쓰고 일주일 단위로 7층에서 때론 더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것으로 그들은 삶의 마지막을 선택했습니다.

난주는 이 병원에서 주로 밤근무를 하는 간호사 입니다. 그녀 역시 서서히 무너지고 있었으나 자신만은 외로움의 늪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하고 있다 착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완다가 있습니다. 버려진, 아니 내쳐져 머나먼 타국으로 입양 되었다가 다시 고국으로 돌아온 고독한 이방인이 된 그녀 또한 구원자를 만나 꽃동산으로 간다는 이들의 자살 현장에 나타나 수연에게 범인의 정체를 밝힙니다. 단지 수연은 ‘이 미친 여자의 말을 듣게 된 경위‘를 따지려 아침으로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며 이야기는 시작 됩니다.

표지의 푸른색 장미가 놓여진 이에게선 생명의 활기찬 기운은 전혀 볼 수 없습니다. 심장이 뛰는 즐거움 한 자락도, 생기넘치는 희망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 궁금합니다.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가 내미는 손에 자신의 유서를 남기고 웃으며 떠난 이들, 추락 한 시멘트 위에 질퍽한 피가 아닌 일그러진 덩어리로, 뭉게진 흔적들로 이세상에 살았던 존재였다는 사실만 남기고 세상을 등진 이들의 이면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말입니다.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를 읽을 수록 삶에 대한 기억들이 덮어두었던 흙더미를 밀어올리고 세상으로 모습을 드러냅니다. 유년시절의 허름한 문방구 앞에서 뽑기를 하던 시절의 나, 동네 쉼터의 장소 였던 구멍가게 앞 툇마루에 모여 옥수수며 감자며 펼쳐놓고 수다를 떨던 이들에 대한 추억이 냄새로, 소리로 자꾸만 올라옵니다. 그러다 만난 문장은 더운 여름날을 섬득하게 식혀줍니다.

˝외로움을 파고든다면서요.
그들이 죽음을 선택할 수 있도록.˝ (122쪽)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는 자신들의 의지가 아닌 사람들의 외로움이라는 초대를 받아야만 당신에게 다가 올 수 있습니다. 현혹 되지 마세요. 아니 구원을 받으세요. 아니아니 자신의 외로움은 타인으로 치유 할 수 없습니다. ‘0‘을 아무리 더해도 결국 ‘0‘인 것 처럼.

천선란 작가님의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를 만나 죽음에 이르는 구원의 실체를 목격했습니다. 흡혈로 영생을 부지하는 뱀파이어가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현혹‘은 결국 혼자라는 생각이 외로움을 키우고 꽃을 피워냅니다. 구원자를 불러들이기 위한 찬란한 꽃으로.

여름이 다가옵니다. 아니 이미 성큼 다가와 서늘한 바람을 그리워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뱀팡이어야.˝ 이 미친 여자의 말을 들어보시겠습까?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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