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그녀의 마지막 여름 - 코네티컷 살인 사건의 비밀
루앤 라이스 지음, 이미정 옮김 / 하빌리스 / 2021년 7월
평점 :
품절


7월 11일, 베스의 언니 케이트는 임신 6개월째인 동생과 3일 동안 연락이 안된다며 경찰에 신고를 합니다. 23년전 끔직한 사건 사고를 당하고 살아남아 결혼을 한 동생 베스와 비행기 조정사가 된 언니 케이트는 가업을 이어 가고 있는 동생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졌기에 친밀했으며 하루에도 서너번 넘게 통화를 하는 사이였습니다. 베스의 남편이자 제부는 매년 가는 요트 항해 여행을 떠나고, 조카인 샘은 캠프에 갔기 때문에 혼자 있는 동생을 걱정한 케이트는 조바심 일 수도 있지만 임신 합병증으로 고생하는 동생과 연락두절 상태가 이틀이 넘어가자 신고를 하고 자신도 동생이 살고 있는 집 -처치가 45번지-으로 달려 갑니다. 유리창 너머 케이트를 반기는 베스의 개 팝콘과 이틀은 넘게 방치 된 개의 배설물을 확인 한 블랙홀 경찰서 경찰 짐과 페기는 수색영장 없이 유리창을 깨고 집 안으로 들어갑니다. 케이트는 그들을 밀치고 앞질러 나가며 ˝베스!˝를 불렀지만 대답이 없자 계단을 올라 꼭대기에 다다르고 동생의 침실 문 안쪽에서 들려오는 에어컨 소리에 문을 열고자 합니다.

손잡이가 얼음처럼 차갑게 느껴질 만큼의 에어컨이 돌아가는 방안, 창문을 마주 보고 누워 있는 베스, 베스의 머리 주변을 천천히 맴돌고 있는 파리들, 목 주변에 레이스 문양의 보라색 자국과, 얼굴의 시퍼렇게 든 멍, 귀 뒤쪽의 두개골이 갈라져 머리카락이 말라붙어 있으며 속옷은 각기 찢어지고 뜯어져 바닥과 침대 옆에 있습니다.

블랙홀은 코네티컷 해안가의 가장 조용하고 부유한 동네이며 작은 사회였기에 주민들은 서로를 알고 있었고 블랙홀 중앙에 자리한 고급 미술관 라스롭 갤러리와 연결 된 이 집에서의 23년전 비극적 사건 또한 소환됩니다. 그림이 도난 되고 엄마와 두 딸이 붙잡혀 묶여 있었던 사건이며, 그 사건이 도박에 빠진 남편이 사건의 배후 인물로 밝혀져 지금도 수감 생활 중인데 과연 살아남은 그 두 딸이 베스와 케이트인지, 이번에도 살인사건의 범인은 베스의 남편 피트인지, 아니면 침실 벽에서 사라진 그림을 훔치려던 강도의 짓인지, 과거의 사건과 연관 된 다른 사람의 범행인지 수 많은 의문을 가지고 본격적인 이야기는 시작 됩니다.

화가 벤 모리슨의 ‘달빛‘이라는 그림 때문에 발생한 23년전 사건과 동일하게 베스의 침실에 걸려 있던 그림도 ‘달빛‘이었음이 드러나고 베스의 남편은 외도를 하고 혼외자 아들까지 있는 사실이 드러나며 그 모든 사실을 조카 샘이 알고 있었다는 사실에 케이트는 숨겨진 다른 비밀들이 있는지 가장 친했던, 사건 당일로 추정 되는 그날아침에도 베스와 정원을 가꿨다는 스코티와 해외 일정으로 베스의 장례식에도 참석 못한 다른 친구 룰루에게 도움을 받아 범인을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23년전 묶여 있던 두 자매를 처음 발견하고 풀어줬던 코너 형사와 함께.

부제목 ‘코네티컷 살인 사건의 비밀‘과 [완벽한 그녀의 마지막 여름]이 독자에게 실마리와 힌트를 던지며 모든 사람을 의심하도록 만들어 버립니다. 경찰의 실수로 베스의 태아의 DNA검사는 누락이 되어 나중에 등장하는 베스의 남자의 아이인지, 남편의 아이인지는 영영 미궁속으로 빠져들고 시간은 흘러 11월 베스의 생일날이 되고 책은 다음해 5월, 베스의 독백으로 마무리 됩니다.

한여름 온도를 한없이 낮춰줄 소설로, 반대로 화가 치솟는 경험을 하도록 도울 소설로, 우정과 비밀, 사랑과 약속이 엉킨 고통의 사건속으로 당신을 밀어넣을 소설로 추천합니다.

이 소설을 읽기 전 추리했던 범인이었으나 아님을 확인 한 지금, 그녀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싶습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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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은 이렇게 시간 전쟁에서 패배한다
아말 엘-모흐타르.맥스 글래드스턴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7월
평점 :
절판


강렬한 레드의 실 타래와 어느 순간 블루의 시간의 실이 만나 온통 까만 우주를 배경으로 유영을 하고 있습니다. 먼 과거인지 먼 미래인지 모를 시대에 ‘시간의 실‘을 타고 위로 올라가 지구가 탄생하는 순간으로도 갈 수 있고 아래로 내려가 현재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는 미래 세상을 경험할 수 있게 하는 문장들에 [당신들은 이렇게 시간 전쟁에서 패배한다]는 좋은 교두보 역할을 합니다.

공동 저자인 아말 엘모흐타르와 맥스 글래드스턴은 1984년생 동갑내기로 아말은 캐나다의 시인이자 소설가로 스스로를 ˝캐나다에서 태어난 지중해의 딸˝로 소개할 만큼 열정적인 SF소설가이며, 맥스는 미국의 소설가로 전업 작가가 되기전 통역, 번역가, 편집자 등 여러 직업을 경험한 것을 기반으로 다양한 방식의 글쓰기와 형식의 틀을 깨는 문장으로 유명합니다. 이 둘이 서로 손 편지를 주고 받으며 이를 소설로 만드는 프로젝프에 돌입해서 완성 되어 나온 소설이 [당신들은 이렇게 시간 전쟁에서 패배한다] 입니다.

주인공 레드는 시간 전쟁 중에 있습니다. 레드가 이겼을 때 주위에는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사라지고 없는 상태 입니다. 한번의 망설임도 없이 적의 합금 등뼈를 뜯어내고 주검아닌 주검들을 대지 위에 뿌리다 발견한 편지가 그 시작이었습니다. 레드가 나타나는 곳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그림자와 그녀가 집이라 부르는 에이전시의 간섭을 비웃기라도 하듯 레드는 편지에 쓰인 경고도 무시한 채 블루가 전하는 말들을 뇌 속에 간직합니다. 에이전시는 자신들의 미래인 ‘시간의 타래‘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레드에게 임무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한편 또다른 주인공 블루 역시 가든에 의해 만들어진 전쟁 무기에 지나지 않습니다. 시간의 실을 타고 오르내리는 과정 중에 레드를 발견하고 그녀의 흔적을 따라가다 편지라는 방식으로 자신의 존재를 나타내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일반적으로 상상하는 편지와는 완전히 다른 둘의 편지들과 의미를 해석하는 각자들이 있습니다. 어느날은 베어버린 커다란 나무의 나이테에 세겨진 편지를 발견하는 모습, 우리가 아침이면 매일 겪고 있는 빅뱅의 흔적만큼이나 다양한 방식으로 서로에게 편지를 쓰고 받는 시간 전쟁의 최종 승자는 누구일지 기대감과 각각의 캐릭터들이 죽음의 순간까지도 편지라는 형식으로 그러나 절대 일반적이지 않는 씨앗에 새겨진 메시지로 전할때는 이 전쟁에서 우정과 사랑말고 무엇이 중요한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편지는 곧 ‘시간의 실‘ 입니다. 편지를 쓰고 있는 현재의 나와 편지에 쓰여진 과거의 일상 등, 그리고 이 편지를 받아 볼 미래의 당신에게 편지는 쓰여집니다. 21세기 병원에서 MRI(자기공명 영상 장치) 안에 물을 담은 유리병 한개, 그리고 그 병의 부글거림에서 발견한 블루의 편지는 역시 의미하는 바가 큽니다. 그리고 레드 자신이 무엇인지, 자신이 왜 살아야하는지, 자신으로 인해 사라진 문명들, 바귄 미래의 시간 타래들을 생각하며 블루에게 건내질 편지에 독을 바르고 편지를 읽지말라는 암시를 걸고 경고를 보냅니다. 블루는 당연히 레드의 편지를 읽고 생각합니다. 레드가 블루의 색으로 물들었듯이 블루 역시 레드의 색으로 변하다 에이전시와 가든의 전쟁의 선봉장이었던 두 사람은 서로를 사랑하고 있었음을.

매혹적인 초대장이 이미 시간의 실을 타고 발송 되었습니다. 수신자는 당신입니다. 발송자는 너무 늦어버린 그녀 레드 일 수도, 독을 삼킨 그녀 블루 일 수도 있습니다. 칭기스 칸과 세익스피어와 함께 일하는 주변인으로 시간 여행을 하는 두 사람을 만날 기회가 된다면 [당신들은 이렇게 시간 전쟁에서 패배한다]는 사실을 언제부터 알았는지 묻고 싶습니다. 왜 이 소설이 2020년 전 세계 SF상을 휩쓸었는지, 당신들이 시간의 실을 타고 올라가 보이지 않는 씨앗을 세계에 심어 놨기에 오늘의 휴고상, 로커스상, 네뷸러상, BSFA상을 타도록 도운 것은 아닌지 상상의 나래를 펼쳐봅니다. SF소설이 익숙한 이들에게도 낯설고 참신한 아이디어에 반하게 되는 책이라고 자신있게 추천합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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