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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도둑 (합본 특별판)
마커스 주삭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8월
평점 :
절판
개인적으로 초콜릿 색깔의 하늘이 좋다는 죽음의 신이 처음 철로가에서 눈부시게 하얀 것, 하얀색을 발견 합니다. 지구 전체가 눈으로 옷을 해 입은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어머니, 소녀 그리고 작은 남자 주검은 고집스럽게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17쪽)
[책도둑]은 저 위의 진하디진한 초콜릿 색깔의 하늘을 좋아하는 죽음의 신이 화자가 되어 이때 만난 소녀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소녀의 이름은 리젤 메밍거이며, 책도둑이기도 합니다. 어머니는 아들과 딸을 뮌헨 외곽 너머 몰힘이라고 부르는 작은 도시의 힘멜거리에 사는 후버만 부부에게 맡기기로 하고 기차를 타고 가고 있었습니다. 어머니도 잠들고 기차의 모든 이들이 잠들었을 때 소녀는 한쪽 눈은 꿈속에 있었지만 한쪽 눈을 뜨고 있었으며 남동생 베르너가 옆으로 쓰러져 죽은 것을 분명히 볼 수 있었습니다. 1939년 1월이었고 소녀는 여섯 살 난 남동생의 주검이 언땅에 뭍힐 때 첫번째 책을 눈에서 훔쳤고, 두번째 책은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 1940년 퓌러의 생일을 축하하는 축제의 장의 불에 태워지는 책들 중 그 책([어깨 으쓱거리기])을 훔쳤습니다.
아돌프 히틀러에 의해 제2차 세계대전이 진행 중인 상황의 독일, 그리고 전쟁 이전인 1933년 독일의 선거에서 국민 90퍼센트가 히틀러를 지지했던 시간, 나치에 의해 열린 1936년 히틀러의 올림픽에서의 네 개의 메달을 딴 흑인선수 제시 오언스를 영웅으로 따라하려는 힘멜 거리의 소년 루디 슈타이너와 동갑인 소년 리젤 메밍거가 겪은 그 시절의 이야기가 죽음의 신의 입을 통해 전달 됩니다.
책도둑 리젤의 양아버지 한스 후버만은 죽음의 신과의 만남에서 두번이나 살아남았습니다. 첫번째 전쟁에서도, 두번째 전쟁에서도. 또한 리젤이 남동생의 주검이 묘지에 묻힐 때 열네 살짜리 무덤 파는 소년이 하얀 눈속에 흘리고 간 은빛 글자들이 찍힌 검은 책 [무덤 파는 사람을 위한 안내서]를 훔쳐들고 온 리젤에게 학교보다 천천히 읽는 법과 쓰는 법을 알려준 사람입니다.
열 살의 책도둑, 열한 살, 열두 살, 그리고 열네 살의 책도둑이 살고 버틴 시간, 1943년 7월 27일 두번째 전쟁에서도 살아남아 돌아 온 아빠와 행운을 감사하게 여기던 구십팔 일째 되는 날 이야기는 멈추고 죽음의 신의 마지막 색깔에 대한 또다른 이야기가 시작 됩니다. 독일인 모두가 유태인을 증오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지만 그 수많은 죽음을 외면한 사실 속에 죽음의 수용소로 끌려가는 이들에게 거친 빵을 건네고 채찍을 맞는 한스와 지하실에 숨어 살며 죽음과 같은 시간을 보낸 후 어느날 사라진 막스를 찾기 위해 유태인들의 대열을 바라보는 리젤은 친부녀 지간으로 보일 정도 닮아 있습니다.
작가 마커스 주삭의 부모님이 직접 들려주신 이야기들이 뼈대가 되어 쓰여진 [책도둑] 속의 리젤 메밍거의 책 ‘책도둑‘이 어떻게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남겨졌는지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전쟁이 훔쳐간 생명들을 거두는 죽음의 신의 목소리를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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