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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미스터리 2021.가을호 - 71호
계간 미스터리 편집부 지음 / 나비클럽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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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부트, 최소한의 설정만 남겨둔 채 완전히 새로 만드는 것.

한국의 미스터리 장르문학이 오랜 침체와 편견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선 배를 수리 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배로 갈아타는 정도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계간 미스터리 편집장님의 생각에서 나온 주제로 만들어진 계간 미스터리 2021 가을호를 펼쳐 봅니다.

순문학과 장르문학 사이에 벽이 있다는 생각을 전혀 안하던 독자의 입장에선 [계간 미스터리] 가을호의 내용 자체가 의아하게 다가 옵니다. 미스터리, 추리, SF, 판타지 소설에 이르기까지 일반 소설의 범위에 넣고 있다가 ‘한국 미스터리의 비부트‘가 필요하다는 말에 호기심은 깊어가고 알게모르게 순수문학작품에 비하여 흥미와 재미를 강조하는 장르문학은 낮잡아보고 있었던가 반성도 해 봅니다. 특히 지난 7월 윤고은 작가의 [밤의 여행자들]이 영국 추리작가협회 번역상을 수상 소식에 많은 이들이 대단하다고 할 때에도 그 대단함을 모르고 있다가 인터뷰 기사를 통해 최종 후보에 오른 일본의 추리작가 요코야마 히데오의 [64]와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참자]가 수상에 실패한 상을 동아시아 작가로는 최초로 수상했다(258쪽)는 글을 읽으며 한국 미스터리가 죽었다고 말하며 리부트가 필요하다는 한쪽과 이미 잿더미 속에서 날갯짓은 시작 되었다는 다른 한쪽의 팽팽한 접전 아래 ‘미니 픽션 공모전‘의 신인상 당선작인 박소해 작가의 ‘꽃산담‘과 이은영 작가의 ‘졸린 여자의 쇼크‘, 그외에 단편소설 분야의 당선작들과 미니픽션분야, 독자 당선작에 이르는 [계간 미스터리 2021 가을호] 한가득 선물을 받았습니다.

대거상 수상 [밤의 여행자들]의 윤고은 작가와의 인터뷰, 미스터리란 무엇인가, 신화인류학자가 말하는 이야기의 힘 등 연재 칼럼, 한새마 작가의 작가의 방 코너, 트릭의 재구성이라는 제목의 황세연 작가의 코너 등 볼거리와 생각거리를 함께 제시하는 [계간 미스터리 2021 가을호]를 통해 국내의 미스터리 장르를 위한 장편소설을 지속적으로 쓰고, 이를 소화할 독자의 필요성, 작품을 구상하고 집필하는 동안 지원해 주는 시스템의 부재에 대한 문제점 지적 등을 읽다보니 어느덧 미스터리와 추리소설들에 대한 편집위원들의 한줄평까지 이르렀습니다. 정해연 작가의 [홍학의 자리], 한새마 작가등 5인이 쓴 [여름의 시간], 김세화 작가의 [기억의 저편], 아르드날뒤르 인드리다손의 [무덤의 침묵]의 책이 책장에 꽂혀져 있으나 한여름 피철철 작품으로 읽은 [무덤의 침묵] 이외에 아직 펼쳐보지 못했으니 깊어가는 가을엔 장르문학에 빠져들어야겠다고, 리부트 되는 배도 좋지만 잿더미에서 피어나고 있는 불씨에 희망을 걸어보겠다고 다짐을 해 봅니다.

같은 책을 읽은 사람들이 느끼는 동질감, 소통의 해방감 만큼이나 내가 가진 책이 받는 높은 평가가 이렇게 기분 좋은 일이라는 걸 이번에 깨달았습니다. [계간 미스터리] 2021 가을호에서 신선한 미스터리의 피를 수혈 받으시기 바랍니다. 리부트.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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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문학 #한국미스터리리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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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명소녀 투쟁기 - 1회 박지리문학상 수상작
현호정 지음 / 사계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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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단명소녀 투쟁기] 이외에 제1회 박지리문학상 수상작이라는 사실만 알뿐 배경지식이 전혀없는 상태에서 책을 읽었습니다. 낮선 작가의 낮선 작품이 그렇게 제게 왔습니다.

주인공은 열아홉 살의 고등학생 구수정 입니다. 용하다는 입시 전문 점쟁이 집에 들어선 수정이 지난 달 모의고사 성적표를 가방에서 부스럭 거리며 꺼내 탁자 위에 올려 놓을 때까지도 아무말이 없던 점쟁이는
- 얘는 대학 못 가. (10쪽)
라고 불쑥 입을 열었습니다. 수정이 어릴 적 살던 빌라의 맞은편 건물 1층에서 ‘은주 슈퍼‘를 하던 은주 아줌마가 이곳 점집에서 월급을 받고 일하고 있다가 수정을 알아보고는 공부 잘하는 아이라며 잘 좀 봐달라고 말을 걸어 옵니다. 수정이 용하다는 소문의 입시 전문 점쟁이 북두를 이겼다고 속으로 생각하며 미소 지을 때 들려온 말은
- 야, 넌 스무 살이 되기 전에 죽는다. (12쪽)
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수정은 ˝싫다면요?˝라고 입을 열어 한마디를 내뱉었습니다.

수정이 ‘단명‘이라는 운명을 바꾸기 위해선 죽음과 반대 방향인 남동쪽으로 계속 움직이면 죽음을 조금, 어쩌면 아주 오랫동안 늦출 수 있다는 말에 돌아서 나올 때 은주 아줌마가 건물 1층의 떡집 앞까지 내려와 수정의 배낭을 잡아챕니다. 떡집에서 백설기를 주문하고 백 조각으로 잘라 랩으로 따로따로 포장 해 달래서는 수정의 가방에 모두 차곡차곡 담아 줍니다.

이른 새벽 거리로 나와 어디가 남쪽이고 어디가 북쪽인지 모르채 일단 걸음을 뗐지만 소녀 앞에는 사자를 닮은 개가 나타나고 개는 점점 커지더니 날개가 나오고 수정을 태운 채 높은 산에 가로막힌 낯선 들판에 내려 놓습니다. 내일이라는 이름의 개와 가방의 백설기를 나눠먹고 있을 때 산에서 내려오는 이안을 만납니다. 열아홉 살의 동갑내기 이안은 북쪽을 향해 가는 중이라고, 죽기 위해.

수정과 이안, 그리고 개가 함께 하는 여행에 일곱 명의 아이들이, 일곱 명의 노인들이 등장하고 죽고 사라집니다.

책을 읽는 내내 우리나라 고전 설화나 민담 중에 목숨을 늘리기 위해 ‘동방삭‘처럼 긴 이름을 지어 삼천갑자를 살았다는 전설이 떠올랐습니다. 단명소녀 수정이 자신의 운명을 이겨내려 움직일 때 이안은 죽음을 향해 걸어갑니다. 그들은 다른 목적이지만 같은 길을 걸어갑니다. 그리고 반전 결말이 책의 마지막을 장식합니다.

삶에 대한 의지, 아이에서 어른이 되기 전에 기회를 박탈당한 소녀, 자신의 죽음을 바라는 이들을 위해 죽기로 결심한 이안, 코뿔소 만큼 커져 소녀를 태우고 날 수 있던 내일이라는 이름의 개가 등장하는 환상적인 모험의 나래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지만 그럼에도 읽을 가치가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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