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 영의 악의 기원
박지리 지음 / 사계절 / 201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루미는 그 눈빛에 힘을 얻어 다윈에게 물었다.
˝다윈 넌 미싱 링크란 게 뭔지 알지?˝
다윈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인류 진화의 퍼즐을 맞출 수 있는 잃어버린 연결 고리?˝라고 대답했다. (58쪽)

다윈 영은 이제 열여섯 살이 되었고 1지구 소년들은 열세 살 겨울이면 프라임 스쿨에 입학 하기 위한 시험을 볼 수 있습니다. 한 해 오만여 명이 시도하지만 매년 단 이백 명의 신입생만 뽑게 되어 있는 규정을 여전히 지키고 있는 200년 전통의 6년제 학교 프라임 스쿨은 대학에 상응하는 최고 고등 교육 기관 입니다.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며 한달에 한 번, 둘째 주 토요일 아침 집에 가서 가족과 시간을 보낸 후 월요일 아침에 다시 학교로 돌아오도록 돼 있어 다윈의 룸메이트 에단 역시 집으로 가기 전날인 7월 둘째 주 금요일 밤부터 할아버지 서재에서 빌려 온 초판본 책을 찾고 있습니다. 유일하게 공공재 취급을 받는 책과 양말, 그리고 ‘오래된 것들‘ 행사에 집에서 가져올 ‘오래된 물건‘을 찾아야 한다는 걸 말해주고는 자기 일에 몰입하는 에단을 보며 본격적인 다윈의 이야기가 시작 됩니다.

다윈 영의 아버지 니스 영은 문화교육부 차관으로 다음 대통령 출마까지 점쳐지는 유능한 인재 입니다. 친구인 제이 헌터의 30주기 추도식까지 매년 식을 준비하고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 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아들 다윈까지 꼭 참석을 시키고 있습니다. 제이는 지금 다윈의 나이였던 열여섯 살 때 9지구의 후디에 의해 살해 되었습니다. 긴 세월이 흘렀기에 이번 30주기 추도식에는 제이의 동생 조이와 헌터 노부부, 조이의 딸 루미와 제이의 친구이자 니스의 친구인 버즈 마샬이 참석했을 뿐입니다. 다윈은 언젠가부터 루미에 대한 마음이 생겼고 제이 아저씨의 추도식에 참석하는 것은 루미를 만나기 위한 일 년에 단 한번 뿐인 기회였기에 달에 한 번뿐인 외출의 시간을 이렇게 사용하는 것에 불만이 없었습니다.

제이 삼촌의 죽음이 결코 9지구의 후디에 의한 살인이 아니라고 굳게 믿고 있는 루미와 ‘오래된 물건‘으로 할아버지 러너 영의 지하실 상자에서 ‘후드‘를 발견해 가져온 다윈, 다윈의 오래된 물건을 맘에 들어하며 자신이 가진 2년이 지난 놀이동산 입장권과 바꾼 레오 마샬, 이들이 앞으로 어떤 사건을 만들고, 60년전 다윈의 할아버지가 청소년이던 시절의 12월의 폭동의 진실에 대해 알게 되고, 또한 제이 헌터의 죽음에 관한 진실을 밝혀나가는 과정에서 견고한 방어벽 처럼 자신들을 둘러싼 1지구라는 특권지역 너머 8지구나 9지구의 멸종을 목도하는 시점까지 따라가 숨겨졌던 진실을 발견한 다윈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악의 기원‘과 정면으로 맞닥트렸을 때 어떤 선택을 하는지 꼭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철저한 계급사회를 표방하고 있으며 기차와 자동차, 전화 등 현대 사회와 그리 동떨어진 과거도 아닌 세상이 배경임에도 어쩌면 과거가 아닌 우리 모두의 디스토피아적인 미래일지도 모른다는 암시를 심어준 책속 세상은 온갖 악행과 범죄를 하위 계층들이 사는 9지구나 8지구의 이들에게 떠넘기며 신과 같은 위치에서 그들을 처벌하고 심판할 자격이 오직 자신들에게 있다는 오만을 펼칩니다. 법치국가를 표방하나 평등하지 않고 사회는 구조적으로 계층간 자유로운 이동이 불가능 합니다. 다윈은 태어날 때부터 최상위 계층으로 오직 1지구에서만 살아 왔으며 아버지 니스와 할아버지 러너 역시 그렇다고 믿고 있습니다. 근본이 흔들리기 시작한 다윈의 진화와 악의 기원이 어떻게 미싱 링크를 찾아가는지, 과연 진실을 받아들이고 고개 숙여 반성을 하는지 후드에 가려진 인물처럼 변신하는지 꼭 찾아보시길 다시한번 권합니다.

#다윈영의악의기원 #박지리 #장편소설 #사계절
#책추천 #책스타그램 #미스터리소설 #벽돌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겨울나무 쉽게 찾기 - 전면 개정판 자연 쉽게 찾기 시리즈
윤주복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래전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에 새로운 학기가 시작 되기 며칠 전 봄방학 기간이면 생명을 품고 있는 나무들의 싹을 찾아다니며 감탄하곤 했습니다. 긴긴 겨울을 이겨내고 이제 봄이 오는 걸 알리려는 듯 부풀어 오른 ‘눈‘들이 신기했고 그땐 무슨 나무인지 모르다가 연한 잎이 나오거나 꽃이 먼저 피어나면 그때서야 버드나무 였구나, 목련이었구나 하곤 했습니다. 식물에 대한 관심은 그때부터 시작 되어 여전히 지금도 좋아합니다. 다만 구분을 할 만큼 지식이 없어 아쉬웠습니다.

봄, 여름, 가을의 나무들과 달리 갈잎떨기 나무(활엽수)들은 겨울이면 잎을 모두 떨구고 맨몸으로 있어 구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겨울이 오기 전에 먼저 읽으려고 준비한 [겨울나무 쉽게 찾기]책 입니다. 2007년에 초판이 나오고 무려 14년 만에 전면 개정판으로 출간 된 이 책을 들고 직접 아직은 가을이 깊어가는 날 나무들을 찾아나섰습니다.

책을 보기 전까지는 왜 상수리나무도 갈참나무나 참나무, 떡갈나무까지도 도토리 나무라고 하는지 이해를 못했습니다. 같은 나무인데 이름이 다른건가 싶었지만 학명도 다르고 서로 잎의 모양도 다른 나무를 왜 같이 도토리 나무라고 하는지. 이번에 알게 되었습니다. 참나무과의 열매 자체를 ‘도토리‘라고 부르는 것을 말입니다. 또 불리기는 도토리지만 각 나무마다 생김새가 다른 도토리가 열린다는 것도 이번에 알게 되었습니다.

책을 들고 가까운 등산로를 걸으며 가을이 깊어감을 실감합니다. 곧 겨울이 오고나면 나무들을 분별해 줄 잎들도 떨어질 것이고 이제 진정으로 나무에 관심이 있는 이들만이 가지끝에 겁질눈, 끝눈, 곁눈을 통해 또는 나무껍질의 모습을 통해 나무의 이름을 찾을 수 있을 것 입니다. 등산로에 떨어진 도토리나 열매의 흔적으로 정확히는 아니어도 참나무과의 나무라거나 장미과의 나무라는 것을 알 수도 있습니다. 친절한 표지판으로 나무의 이름이 걸려 있다면 추리하던 것이 맞는지 바로 확인을 할 수도 있습니다.

봄의 전령인 진달래와 철쭉의 가을 모습을 사진에 담고 다가 올 겨울에 찾아가 다시 한번 겨울나무와 만날 기약을 합니다. 읽는 내내 즐거운 경험을 했습니다. 아는 나무들이 나오면 더 집중해서 보고 생각했던 모습과 전혀 다른 나무는 신기해 하며 살펴봤습니다. 관심이 있는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단풍나무의 열매를 알게 되고 별사탕 모양의 열매가 열리는 나무가 측백나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최근에 읽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케이프코드]나 [월든]에서 나무의 이름과 유래, 학명까지도 술술술 나열했던 모습을 닮고 싶어 흉내를 내봅니다. 가을 너머 겨울이 기다려집니다. 본격 찾기의 시즌을 맞이하기 위해.

*출판사 제공 도서
#겨울나무쉽게찾기 #윤주복 #진선북스 #전면개정판 #나무도감
#책추천 #책스타그램 #낙엽수 #상록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