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올해는 다른 크리스마스
메이브 빈치 지음, 이은선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메이브 빈치의 마지막 작품인 [그 겨울의 일주일]을 먼저 읽고 온통 크리스마스 풍경으로 가득한 [올해는 다른 크리스마스]를 이제야 꺼내들었습니다. 화려한 조명과 음악들이 넘쳐나던 시절, 캐롤이 울리던 연말의 풍경, 산타크로스 복장으로 호탕한 웃음을 짓던 아르바이트생들이 거리에 등장하던 시즌이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축제의 분위기는 어려울 것 같아 책으로 나마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찾고 싶었는데 제목으로는 [올해는 다른 크리스마스] 입니다.

아일랜드 더블린 출신의 작가 메이브 빈치의 크리스마스 주제의 단편소설 모음집 [올해는 다른 크리스마스]는 모두 19편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올해에도 근사한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기 위해 준비하는 제니와 데이비드, 아들 토미 그리고 기숙사에서 하루 일찍 도착해 버린 의붓딸 앨리슨이 등장하는 ‘크리스마스의 첫 단계‘를 시작으로 오히려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가정이 해체 될 위기에 놓인 ‘크리스마스 사진 열 장‘의 에피소드들, 크리스마스의 기적과 같은 로맨스가 솔로 선생님께 선사한 멋진 대강당과 남자친구 만들기 스토리가 있는 ‘미스 마틴의 소원‘, 크리스마스에도 우드론스 요양원에 남겨진 고집불통 터줏대감 사인방과 엘리의 특별한 올해의 크리스마스, ‘S. 화이트‘라고 기재 된 두개의 크리스마스 쇼핑 카트 덕분에 발생한 혼돈의 카오스, ‘올해는 다를거야‘라고 선언한 에설의 크리스마스 준비 파업에 가족들은 그제야 누군가 항상 그 모든 것들을 준비하고 만들고 풍요로운 시간이 될 수 있도록 희생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어 각자 준비한 음식들로 크리스마스 파티를 치루고나서 느긋하게 가족 파티를 여는 에설의 어쩌면 새로운 전통으로 자리잡을 파티 이야기 등등 하나하나의 단편들마다 거리의 집들을 들여다 보는 것처럼 너무나 다양한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습니다.

메이브 빈치의 다른 소설 [체스트넛 스트리트]에도 등장하는 인물들이 여기서 이야기의 포문을 열기도 하고, [그 겨울의 일주일]을 읽을 땐 이해가 안되던 관계의 숨겨진 인연의 끈을 찾기도 하는 보물찾기 같은 책입니다. 결혼과 이혼, 동거에 대한 문화적인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메이브 빈치의 세밀한 묘사와 설정 된 관계의 조화, 주변인물들이 만들어 내는 선한 영향력이 [올해는 다른 크리스마스]를 읽는 이들에게도 미치는 것 같아 올해까지만 예년과는 다른 크리스마스를 보내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올해는다른크리스마스 #메이브빈치 #이은선_옮김 #문학동네
#단편집 #책추천 #책스타그램 #크리스마스추천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선릉 산책
정용준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첫번째 단편 ‘두부‘를 읽고 급히 ‘작가의 말‘을 찾아 갑니다. 조금이라도 힌트가 있을까, 두부는 진짜 두부일까 의문을 품고 찾아간 곳에서 발견한 작가의 고뇌는 이런 대답을 합니다.

여기에 묶인 소설들은 모두 산책을 좋아하고 풀기 어려운 생각에 빠져 있다. 답은 없고 해답은 더 없는 오늘과 내일을 해결도 해소도 못하고 살고 있다. -작가의 말 중 (267쪽)

그럼 다시, 묶인 소설들 속으로 달려가 답이 없다니 질문이 무엇인지라도 찾기 위해 다음 단편 ‘사라지는 것들‘로 다가 갑니다. 아니, 처음으로, 우린 아직 ‘두부‘도 해결 못했으니 돌아가야 합니다.

바다가 보이는 철도 건널목에 서있는 남자와 개, 그리고 그 개는 엄마와 산책 나갔다가 사라진 두부를 닮았습니다. 엄마가 죽고 두부가 사라졌는지, 두부가 사라져서 엄마가 죽었는지 모르지만 두부로 보이는 개는 이름을 불러도 반응이 없습니다. 곁에 서있던 남자가 부르는 ‘승희‘라는 이름에는 반응을 보이는데. 뜨거운 여름 오후에 사라졌던 두부는 전혀 다른 계절에 돌아왔지만 동생은 두부가 아니라는 말만 합니다.

두번째 단편 ‘사라지는 것들‘에서 엄마는 어느날 그만 살기로 했다고 선언을 합니다. 양화대교 위 선유도공원 버스 정류장에 서서 큰 아들에게 강화도에 가고 싶다고 전화를 하는 엄마를 만나러 갑니다. 속마음은 툴툴거려도, 물이 빠져 바다 구경을 못해도, 자신이 좋아하는 꽃게탕이 아닌 엄마가 좋아하는 걸 시키라고 말하면서도, 동생이 있는 교토에 연락도 없이 갔다가 새벽 출근하는 둘째 아들의 좁은 방에 잠시 머물다 왔냐는 질문을 하면서도 시원한 답은 듣지 못하고 이혼한 아내가 연애할 때 좋아했던 노래의 가사 ‘두려워하는 건 반드시 찾아와‘가 맴돌 뿐입니다. 여기저기 자식을 잃은 상실의 아픔과 슬픔이 짙게 배어 있지만 누구의 잘못도 아님을 알기에 그저 외면하고 살았을 뿐인데 툭 던지듯 아무렇지 않게 산책하듯 이세상에 왔다가노라 말하는 엄마가 있습니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선릉 산책‘은 2016년 황순원문학상 대상 수상작품으로 헤드기어를 끼고 가끔 습관적으로 침을 뱉고 괴성을 지르는 스무살 청년 한두운을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돌보는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나의 이야기 입니다. 선릉과 정릉이 있는 공원을 백팩 가득 책과 아령을 짊어지고 산책을 하는 한두운과 그 모습에서 이 사람에게도 ‘자아‘가 있을까 의구심을 갖는 내가 있습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겉모습은 오히려 정상이라 이해 받지 못하는 장애인, 실제 짐을 어깨에 메고 남에게 떠맡겨지는 이와 삶의 무게에 짓눌린 청년이 걷는 한적한 선정릉 산책길은 결국 상처뿐인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나머지 단편들 역시 늪에 이미 들여놓은 발처럼 시간을, 일상을 잠식하는 이야기들로 가득합니다. 2021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 중 하나이기도 한 ‘미스터 심플‘ 역시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사건들이 언급 되며 그로 인해 피폐해진 개인의 이야기, 그럼에도 스스로 회복하여 자생하고자 하는 의지가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깊은 겨울 밤 진득하게 읽어 볼 책으로 추천합니다. 너무 바닥으로 가라앉지 않도록 여유로움을 장착하고 읽으시길 추천합니다.

#선릉산책 #정용준 #소설 #문학동네 #황순원문학상수상
#젊은작가상수상 #문지문학상수상 #2021김승옥문학상수상
#책추천 #책스타그램 #독파 #완독챌린지 #북클럽문학동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 여름의 끝, 우리는 - 두 교사 이야기 함께교육 6
권재원 지음 / 서유재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설은 중학교 2학년 담임이 된 써니 샘(김선희)과 16년 전 써니가 중학교 2학년이던 시절에 처음 만나 절친이 된 와니 샘(조영완)이 어떻게 선생님이 되었는지 그리고 선생님이 되어서 어떤 일들을 겪었는지 그야말로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소설의 저자인 권재원 작가 또한 30년 세월을 중학교 사회 과목을 가르치는 선생님이기에 현장의 목소리가 그대로 전달 되어 오래전 배우는 학생신분일 땐 전혀 몰랐던, 현재는 학부모로서 바라만보게 된 교육현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써니와 와니의 중학교 시절엔 그들에게 선생님이 되라고 독려해 준 은사님이 계십니다. 사회 과목을 가르치는 권오석 선생님은 수업에 적극 참여하고 비판적 질문을 던지는 와니에게 먼저 선생님이 되라고 격려를 합니다. 풍족하고 단란한 가정환경에서 자랐으며 전교 2등, 3등을 할 정도로 공부 역시 잘하는 와니는 사회 선생님이 되기 위해 사회교육과가 있는 대학으로 진학하고 졸업도 하기 전에 임용고시에 합격해 진짜 사회 선생님이 됩니다. 반면 아버지가 출근하는 밤 10시가 넘어서야 공부를 할 수 있는 반지하 방 한 칸을 커텐으로 반으로 구분하여 숨죽이며 살아가는 써니는 사회특별전형 장학금을 주는 시립대 국어교육학과를 선택해 와니와 같이 선생님이 되겠다는 꿈을 꾸지만 임용고시를 위해 별도의 학원을 수강해야만 했고 수강료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 휴학을 하고 졸업 후엔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였으나 고시 패스 이후에나 정교사가 될 수 있었습니다. 같은 공간, 같은 선생님께 수업을 받던 두 친구는 이렇게 서로 다른 출발선에서 각자의 길을 걸어갔지만 여전히 절친이고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 줍니다.

반인반수 혹은 반인반마라고 불리는 사춘기 한복판의 중학생들을 맡아 어느 정도 질서를 잡고 학급 분위기가 만들어져가는 8월에 갑자기 등장하는 키 180센티미터 이상의 거대한 체구의 전학생을 맡게 된 와니 샘의 험난한 하루하루 이야기와 이제 신규 교사 연수를 이수 하고 21세기 들어 찾아보기 힘들다는 남자중학교에 부임해 단지 한 학기를 보내며 여름방학을 기다리는 시점에 터진 사건은 우리는 뉴스에서 접했기에 그 심각성을 전혀 몰랐을 뿐 어쩌면 2차, 3차의 가해자였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중학교 필수 출석일수 191일, 우린 그 이외에 남은 날을 휴가로 쓴다고 생각하는 선생님들의 이면에는 수 많은 어려움들이 있었습니다. 날것의 폭력과 성폭력, 미성년이라는 것을 앞세운 아이들의 범죄행위, 공공기관인 학교라는 사회의 폐쇄성과 여전히 남아 있는 권위적인 서열과 차별 등등 직접 그 사람이 되어 보지 못한 이상 알 수 없었던 이면을 중학교 교사인 작가의 소설을 통해 확인하게 됩니다.

중학교에 올해 입학한 아들을 둔 학부모로서 읽다 놀라고 걱정하다 제 자신이 중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도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았음을 발견합니다. 가장 늦게 변화하는 교육현장에서 미래 사회를 이끌 인재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하는가 함께 고민하고, 서로 이해할 창구 역할을 이책[그 여름의 끝, 우리는]이 하리라 믿고 많은 학부모님들께 추천합니다. 이 소설은 교육 소설인 동시에 성장소설 입니다.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를 보듬고 있는 진행형 소설입니다. 반인반수를 이해 하게 만들어 주는 마중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한편으론 성폭력의 피해자에게 주변인들이 저지르는 2차 가해의 유형들을 나열함으로서 더 큰 피해를 입히지 않도록 경계심을 심어주는 소설입니다. 정말 꼭 한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그여름의끝우리는 #두교사이야기 #권재원 #장편소설 #서유재
#교육소설 #교육시리즈_함께교육 #책추천 #책스타그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