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영혼의 존재를 믿는가. 무언가 영혼을 건드린 적 있다면 어디에서였나. 사진을 처음 만났을 때 나는 영혼이 움직인다고 느꼈다. - P172
그 얼굴들은 본체의 가슴이나 등에 매달린 채 독자적으로 눈을 깜빡이거나 하품을 하거나 울먹거렸고, 얼러주면 빙긋 지금껏 지구에 한 번도 존재한 적 없던 미소를 지어주기도 했습니다. - P308
은정은 우미의 방에 붙은 유리의 브로마이드를 떠올렸다. 우미가 그 안에 손을 집어넣어 다른 차원에 있던 유리를 끄집어내는 장면을 상상했다. - P253
나는 ‘전우‘라는 말에 다시 어안이 벙벙해져 커튼이 둘러진 병실 내의 다른 침대들과 창 너머의 맞은편 건물을 바라봤다. - P121
어머니에게도 모성이라는 게 있을까. 그것은 자신이 짐작하는 것보다 더 얄팍한 감정임이 분명하다고 윤미는 생각했다. - P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