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당신의 문해력 - 공부의 기초체력을 키워주는 힘 EBS 당신의 문해력 시리즈
EBS <당신의 문해력> 제작팀 기획, 김윤정 글 / EBS BOOKS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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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진 문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이들과 청소년들, 나아가서는 대학생들과 직장인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은 믿기 어렵다.

'사흘'을 4일로 생각한다. '5인 이상 집합 금지'에 대해 4인과 5인의 기준에 대해 의견이 불붙는다. 이상과 이하, 미만과 초과의 어휘적 개념이 전무하기에 생기는 해프닝이다.

이처럼 한국인이 한국어를 이해 못 하는 충격적 사실에 대해 <EBS 당신의 문해력>팀이 기획 다큐멘터리의 내용을 책으로 엮었다. 문해력은 문맹과는 다르다. 문맹은 전혀 글을 읽거나 쓸 줄 모름을 말한다. 문해력은 글을 읽고 쓸 줄 알지만 문장이 의미하는 진의를 해석하지 못함을 말한다.

그렇다면 왜 지금의 상황에서 문해력이 주목받기 시작했는가? 이유는 우리 아이들의 심각한 문해력 수준의 참담함이 드러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수업의 내용과 질문의 의도를 파악 못한 아이들은 문제 자체를 풀어내지 못한다. 글을 알지만 문장에서 요구하는 내용의 의미를 해석하지 못하기에 그렇다. 이는 국어뿐 아니라 수학, 영어, 역사, 과학, 사회 등 전 과목에 해당한다.

초기 문해력을 키우는 골든타임은 초등학교 2학년이다. 3학년부터는 본격적인 수업이 시작되며 과목의 종류와 난이도가 어려워진다. 그전에 탄탄한 문해력의 기초 근력을 다지는 작업이 없었던 아이들은 해를 거듭할수록 문해력의 기반을 갖춘 또래들과의 학습 격차가 현저히 벌어진다.

수업의 내용과 질문의 의미를 이해 못 하는 아이들은 수업 자체에 흥미를 잃고 교과서를 멀리하게 된다. 성적은 항상 하위권을 맴돌고 그것은 다시금 학습 의욕을 상실케하는 악순환의 반복으로 이어진다.

문해력의 위기는 초등학생뿐만이 아니다. 중학교 3학년생을 대상으로 문해력 진단 평가를 실시한 결과 27%의 아이들이 미달, 11%의 아이들은 초등학생 수준이라는 충격적 결과를 보였다.

기획팀은 문해력이 곧 아이들의 미래임을 말한다. 문해력을 갖춘 아이들과 그렇지 못한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차지하게 될 사회적 지위의 차이가 극명하게 나뉜다는 사실을 다양한 연구 결과로 제시한다. 그렇기에 아이들의 교육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부모라면 자녀의 문해력 수준에 대해 간과할 수 없다.



책은 학생뿐 아니라 성인에게 있어서도 나타나는 심각한 문해력 수준 저하의 상황을 주목한다. 전국의 성인 883명을 대상으로 문해력 테스트를 실시했다. 11문제를 15분 안에 풀어야 하는 생활 밀착형 지문을 제시했다. 결과는 충격적이다. 평균 정답률이 55%. 100명 중 절반 정도의 성인만이 정확한 답을 골랐다.

자국민이 자국어를 이해 못 하는 상황은 한국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심각한 수준이다. 교육 선진국에서는 이러한 문해력 위기가 국가의 미래와 직결됨을 인지하고, 범정부적 차원에서 영유아들과 초등학생들의 문해력 실력 향상을 위한 정책을 마련했다.

기획팀은 말한다. 문해력 향상은 1타 강사의 고액 족집게 과외와 같은 사교육으로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 그렇다면 초등 2학년의 골든 타임을 놓친 이들에게는 희망이 없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

문해력은 훈련과 노력으로 얼마든지 향상될 수 있다. 문해력 향상의 지름길은 바로 독서다! 아이들에게 활자로 인쇄된 책을 읽어주고 읽게 하는 독서의 행위가 문해력 발달의 핵심이다.

아이들의 처참한 문해력 저하의 주범은 스마트폰이다. 각종 영상 미디어와 게임에 노출된 아이들의 전전두엽은 활성화되지 않는다. 반면 어린 시절부터 책을 읽는 아이들의 전전두엽은 활발하게 일한다. 읽고 사고하고 해석하며 인지하고 추론하는 모든 창의적 작업이 눈에 띄게 두드러진다.

스마트폰 게임에만 몰두하는 아이들이 책 읽는 아이들과 경쟁이 되지 않는 이유다. 본서와의 만남은 아이들을 양육하는 내게 일종의 복음이다. 더불어 왜 이제서야 만났는가에 대한 아쉬움이 짙다.

개인적으로 초등학교 1학년 때까지 이름 석 자를 포함해 글을 읽고 쓸 줄 몰랐기에 책의 내용이 더 깊이 배인다. 책을 덮으며 아이들 만큼은 책과 친숙했으면 하는 바람이 커져만 간다.

깊은 통찰이 있다. 문해력은 후천적이며 훈련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향상될 수 있다. 그러나 연습하지 않으면 퇴화하기에 평생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쉽게 말하면 죽을 때까지 책을 손에서 놓지 말라는 말이다!

자녀 양육에 관심이 있는가? <EBS 당신의 문해력>은 충격과 함께 자녀의 미래를 위해 무지와 싸울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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