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스길라의 일기 - 브리스길라의 눈으로 본 바울의 3차 전도여행 두 번째 이야기 이야기 사도행전 시리즈
진 에드워즈 지음, 전의우 옮김 / 생명의말씀사 / 201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디모데가 죽었고 열두 제자 중 사도 요한만 남았다. 바울의 여덟 제자 중 살아남은 사람은 가이오 뿐이다." '1세기의 일기들' 시리즈 네 번째 책인 <브리스길라의 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디모데로부터 펜의 바통을 이어 받은 '브리스길라'는 자신의 관점으로 바울의 3차 전도여행의 후반부와 예루살렘에서의 이야기 그리고 바울이 드디어 제국의 심장인 로마로 들어가는 이야기를 서술한다.

네 번째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었다. 에베소의 소요로 인해 바울은 3년간의 정든 에베소를 떠나 빌립보 이동한다. 그곳에서 바울은 고린도를 향한 두 번째 편지를 작성한다. 그리고 그의 신실한 동역자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가 드디어 로마로 들어간다. 글라우디우스 황제의 유대인 추방령이 아직 유효했기에 유대인인 아굴라는 로마로 들어가다가 적발되면 목숨이 위험했다. 하지만 그들은 로마에 교회를 세워야 한다는 복음에의 열정 하나를 갖고 로마로 들어갔다.

이즈음 바울은 연합과 용서, 치유로 화한 고린도 교회를 방문하는 잊을 수 없는 환희의 경험을 한다. 바울의 마음을 그토록 아프게 만들었던 고린도 교회가 다시금 교회로서의 바른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었다. 바울은 고린도 교회 신자들의 따뜻한 환대 속에 기뻐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보다 먼저 로마로 들어가 교회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 목숨을 내건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 로마 교회를 위해 역사적인 편지를 집필한다.

 

 

바울 신학의 정수이며 쓰인 문체가 가장 아름답고 유려하다 평가받는 로마서가 바로 그것이다. 기독교 신학과 신앙의 핵심이 로마서 한 권에 응축되었다고 말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만큼 로마서는 바울이 자신의 진액을 뽑아 쓴 복음의 결정체다. 바울은 고린도에 머물며 로마서를 기록했다. 로마서를 쓰는 바울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제국의 심장을 향한 바울의 갈망은 몇 년 후 자신이 그곳에 가게 되는 필연적인 운명으로 성취되었다. 물론 자유인이 아닌 죄수의 신분으로...

고린도까지 쫓아온 단검파를 따돌린 바울은 에베소 장로들의 눈물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이 기다리고 있는 예루살렘으로 향한다. 3부는 사건이 매우 빠르게 전개된다. 예루살렘에 도착한 바울은 결국 미결수 신분으로 네로 황제의 법정에 서기 위해 로마로 가는 배를 탄다.

이야기는 이제 마지막을 향해 달려간다. 의사인 누가와 아리스다고가 바울의 로마행에 동행한다. 나머지 일곱 제자들은 바울의 지시에 따라 이방 교회 각지로 흩어진다. 마가 요한이 마가복음을 기록했고, 사도 마태가 마태 복음을 기록했다. 누가는 이방인의 관점에서 예수님의 생애를 기록한 누가 복음을 기록했으며 이제 로마로 출발하기 전 자신이 사도행전을 기록할 것임을 시사한다.

브리스길라의 에필로그로 책이 끝난다. 서두에서와 같이 예수님의 열두 제자 중 요한만이 살아남았고 모두 참혹한 죽임을 당했다. 바울의 여덟 제자 중 일곱 명이 죽임 당했고, 이제 살아 있는 사람은 가이오 뿐이다. 브리스길라의 남편 아굴라도 네로의 박해가 시작된 후 죽임 당했고, 마가 요한은 알렉산드리아에서 참혹하게 죽었다. 저자는 사도행전 28장이 뭔가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끝난 듯한 느낌이 누가 또한 갑작스럽게 체포되어 순교했음을 암시하는 듯한 이야기를 덧붙인다.

지난 한 주 동안 1세기의 일기들 시리즈를 연속으로 몰아 읽었다. 시리즈 소설의 묘미는 끊어 읽으면 안 된다는 나만의 독서 철학 때문이다. 신자로서 우리에게 전해진 복음에 대한 말 할 수 없는 감동과 감사가 성경적 사실에 픽션이 가미된 몇 권의 책들로 인해 마음 깊은 곳에 사무친다. 너무나 쉽게 펴 볼 수 있는 성경과 지금은 팬데믹으로 인해 조금 힘들지만 그래도 1세기 신자들과는 비교할 수없이 편한 예배와 신앙생활 속에서 나의 나태함과 안일함을 본다. 갖은 모욕과 핍박, 심지어는 목숨을 내걸어야지만 믿을 수 있었던 1세기 초대교회 성도들의 모습이 21세기 신자들의 편안하고 안락한 신앙의 모습과 비교되어 낯이 뜨겁다.

이제 독자는 로마로 향한 바울의 마지막 사역과 최후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 마지막 일기의 화자는 여덟 제자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가이오다. <가이오의 일기>는 아직 생명의 말씀사에서 출간되지 않았다. 마지막 책을 기다리며 이 감동이 빨리 식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