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한 번쯤 다른그림찾기
큰그림 편집부 지음 / 도서출판 큰그림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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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어린이 만화 잡지의 대명사 보물섬이나 그외 학생 잡지 뒷편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놀이들 가운데 하나가 바로 숨은 그림찾기, 미로찾기 그리고 다른그림찾기 등이였다. 그중에서도 다른그림찾기는 후에 70~80세대들의 영원한 영혼의 고향, 꿈과 추억이 깃든 동네 오락실에서 다른 그림찾기 아이템으로 등장하게 되는데 보통 일본 계열의 소프트웨어가 대표적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재미있는 배경음악이 흘러나오고 옆에서는 초조하게 시간이 흘러가는데 눈을 아무리 크게 뜨고 쳐다보아도 양분된 두개의 동일하지만 어딘가 동일하지 않은 화면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다른 부분을 찾기 위해 진땀을 흘렸던 아련한 기억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이런 재미있는 다른그림찾기 책 한권을 만났다. <누구나 한 번쯤 다른그림찾기>라는 제목에서 풍겨지듯이 다른그림찾기 또는 틀린그림찾기는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보았을 게임이라는 뉘앙스가 물씬 풍기지 않는가?

매우 기대되는 마음을 가지고 책이 도착하기만을 기다렸고, 퇴근하여 책을 받아 둔 순간 벌써 우리집 7살 1호는 혼자서 한 두개의 미션을 클리어한 상태였다. 녀석! 제법인대! 역시 어릴적 동네 형들과 함께 88오락실에서 단련된 아빠의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받았군!이라고 생각하며 오랜만에 아이와 즐거운 시간을 갖을 수 있었다.

책을 펼치는 순간 독자는 각 장마다 상하로 양분되어 있는 정말 똑같지만 어딘가 똑같지 않을 다양한 컨셉의 그림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각 미션마다 페이지 아래에는 해당되는 미션의 난이도, 완수해야 할 시간, 다른그림의 갯수가 적혀있고, 책의 맨 뒷쪽에는 역시 동아전과, 표준전과와 같이 모범답안이 친절하게 수록되어 있기에 독자는 재미있게 미션을 수행하고 해답을 맞춰볼 수 있다.

 

 

상기 사진은 우리집 1호와 내가 직접 미션을 클리어한 장면이다. 주방 곳곳에 숨어있는 다른그림을 누가 더 빨리 찾는지 시합을 했는데 정말 눈을 크게 뜨고 찾아야지만 찾을 수 있는 것도 있고, 그냥 스쳐 지나가며 찾을 수 있는 부분도 있기에 크게 긴장하지 않아도 된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서로 더 많이 찾겠다는 열심이 급기야는 과열 양상으로 치달아서 책을 혼자 독점하다시피하여 뒷편의 해답을 대놓고 열어보는 1호의 반칙성 플레이를 보며 김이 빠지기도 했지만 어느새 어린 시절 산수 문제를 풀다가 막히면 제 풀에 못이겨 뒷편의 모범답안을 흘낏 들쳐보았던 나의 어린 시절이 떠올라 실소를 감추지 못한다. 어떻게 내 새끼 아니랄까봐 그런 것까지 닮았냐!

아무튼 TV와 영상매체에 길들여진 요즘 세대의 아이들에게 본서는 이미 오락실의 게임으로도 등장했지만 책으로서의 아날로그적 감성을 깨어주는데 안성맞춤이다. 또 한가지 책이 가진 장점은 고도의 집중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 물론 우리집 1호처럼 진득하게 끝까지 남은 한개의 다른그림을 찾기 위해서 인내력과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어디 이 세상 모든 아이들이 우리집 1호와 같겠는가? 써놓고 보니 내 새끼 디스구나!

부쩍 일찍 찾아온 것만 같은 추운 겨울밤, 다른그림찾기 워크북 한권으로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야 그것이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되든 그렇지 않든 상관없다. 단지 워크북 한권을 통한 가족의 행복이라는 더 큰 보상으로 족하기에 그렇다. 시간 안에 다 못찾아도 되고 상대방보다 좀 못찾으면 어떻고, 중간에 해답을 보면 어떠랴! 살아가는 데에 아무 지장 없다. 동아전과, 표준전과 해답을 수시로 들춰보며 88오락실에서 저녁 늦게까지 갤러그와 너구리 오락에 빠져있다가 엄마에게 뒷덜미 잡혀 끌려갔던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지금 잘 살고 있는 내 자신이 산 증인이다. 오늘 저녁에는 아이와 함께 나머지 몇장의 미션이나 완료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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