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이 러브 홍콩
신서희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바다 향기를 가득 머금은 항구 도시 - 홍콩.
어찌보면 홍콩과의 인연이 있는 듯 하다.
중학교 시절 천장지구와 같은 홍콩 느와르 영화에 흠뻑 빠져 살었고 (그래서 경찰이 되고 싶었을까? 참 어이없는 꿈이었다)
장국영을 목숨과 같이 여길 정도로 좋아했었고 (책받침을 비롯해 엽서, 포스터... 많이도 모았다)
그런 것들이 시들해지고 잊혀질 때쯤 사회 생활의 첫 발을 디딘 곳이 한국의 KOTRA와 같은 역할을 하는 홍콩의 한국지사였으니 말이다.
첫 출근을 했던 긴장된 하루 속에 아직도 기억이 나는 건 사무실 벽 한면을 차지하고 있던 대형 현수막이였는데 홍콩의 야경, 그것도 반짝이는 홍콩의 항구 모습이었다. 업무가 달라 홍콩 출장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지만 늘 야경을 바라보며 저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곳에 곧 내가 서 있으리라 상상하곤 했었다.
세계 여러 곳이 풍경이 각 고유의 특성대로 아름답겠지만 홍콩은 그렇게 내 삶 속 일부분처럼 친근함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그렇게 2005년 1월.
4년간의 직장 생활을 접고 바람속에 있던 그곳, 홍콩에 발을 디뎠다.
나의 첫 해외여행. 비행기를 타고 근 4시간을 달려 홍콩을 디뎠던 감격. 설레임.....
홍콩(향항)이라는 이름 만큼이나 향기롭고 인상적인 모습으로 안겨주었던 여행이었고, 홍콩을 떠올리면 누구보다도 침을 튀기며 'I love Hongkong!'을 외쳤던 나이다.
나보다 훨씬 홍콩에 중독된 여인을 만났다.
2년이라는 시간을 홍콩과 함께하며 홍콩홀릭이 되버린 그녀 - 신서희가 들려주는 홍콩여행가이드.
여타 가이드북보다 더 정겹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얼까? 여자로서 느끼는 동질감일까? 여튼 그녀가 친근하다.
그녀가 가이드하는 홍콩은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풍경,음식,쇼핑.
말이 필요 없다. 안 해봤음 말을 말란 소리다 ㅎㅎ
올 7월에 다시 홍콩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갔던 곳을 왜 또가냐는 말들을 하지만 그 백만불짜리 야경을 잊을 수 없어 갈 예정이다. 그 야경을 본 이들은 이해하겠지... 남산의 야경도, 상하이의 야경도 따라 잡을 수 없는 그 광경을 말이다.
어찌됐든 여행을 준비하는 나이기에, 또 이번 여행은 내가 가이드로 가야하기에 꼼꼼하게 고르고 고른 책이 '아이 러브 홍콩'이다.
우선 이책은 무엇을 중점에 두고 알찬 시간을 보낼까부터 걱정하는 나에게 친절하게 세 가지를 테마 삼아 여행하라는 조언을 해준다.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는 아름다운 홍콩의 지역별 관광코스, 산해진미 음식, 그리고 절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쇼핑을 주제로 잡아 그녀의 경험을 토대로 꼭 해볼것, 먹을 것, 들를 곳에 대한 정보들을 꼼꼼하게 알려주고 있다. 현지인과 같이 그곳에서 경험한 것이 아니면 들려 줄 수 없는 부분일 것이기에 더더욱 신뢰가 간다.
무엇보다 아무런 정보가 없었다면 이 책이 좋은 가이드 북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없었을텐데 익히 알고 있는 사람으로 이 책의 정보를 접했기에 홍콩 여행을 앞두고 있는 사람이면 꼭 이 책을 읽으라 권해주고 싶다.
하지만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다. 어느 책이든 장단점이 있는 것이니까...
친절한 저자는 지역별 지도(블럭 단위로 나와있는)도 함께 곁들이고 있지만 과연 홍콩 여행을 처음 하는 사람에게 상세지도 보다 먼저 필요한 것을 홍콩 전체를 들여다 볼 수 있는 큰 지도가 아닐까 싶다. 함께 붙어 있다면 정말 금상첨화였을텐데... 뭐~ 괜찮다. 그 정도야 관광청을 통하면 구할 수 있으니까...
마음에 드는 것 중 하나가 더 있는데 그것은 책 앞머리에 있는 저자의 2박3일, 4박5일 일정별 코스와 홍콩핵심공략 코스이다.
볼 것도 누릴 곳도 너무 많기에 모두 가보면 좋으련만 그럴 수 없기에 저자가 친절히 안내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아 코스를 짜볼 생각이다.
침사추이, 빅토리아 피크, 오션파크, 스탠리 마켓...
상상만 해도 즐겁고 사실 책만 봐도 즐겁고 마음이 쿵쾅거린다. 당장이라도 짐가방을 꾸려 떠나고 싶을 정도로.
저자는 다른 건 다 포기해도 홍콩의 산해진미를 꼭 맛보고 오라고 권하고 있는데 나 또한 동감이다.
5년전 홍콩을 갔을 때 느낀 것은 바다를 낀 나라이기에 해산물이 너무나 풍성했다는 것이고, 가격 또한 한국하고비교하면 훨씬 저렴했으니까 말이다.
홍콩에는 독특한 그들의 관습인데 '얌차'라는 것이 있다. 어찌보면 우리의 브런치(brunch)같은 것인데 딤섬처럼 담백한 음식을 오전부터 정오가 될 때까지 차를 마시며 나누는 식사를 말한다.
이 전통은 주로 친구나 가족들끼리 넓은 테이블을 둘러 앉아 나누는데 나 또한 그 얌차에 동행했었다.
다소 시끄럽긴 해도 가족을 중시하는 그들의 전통이 느껴져 정겨웠던 기억이었다.
원래 음식을 나누면 정이 더 깊어지는 것이 아닌가. 우리네와 닮아있는 그들의 풍경이 홍콩을 친근하게 만드는 것 같다.
자~ 이제 워밍업을 했으니 떠나는 일만 남았다.
물론 코스와 교통편을 더 상세히 알아봐야겠지만...
좋은 팁을 얻은 것 같아 기분좋다. 톡톡 튀는 '아이 러브 홍콩'을 교과서 삼아 더 구체화 시켜 봐야겠다.
홍콩의 반짝이는 야경을 만날 생각을 하니 생각만 해도 좋다 ^^
오션파크의 아쿠아리움도 꼭 다시 가봐야지... 기분 좋은 상상으로 잠 못 들것 같은데 어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