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우리 차 - 계절별로 즐기는 우리 꽃차와 약차
이연자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차는 가깝고 정겨운 일상에 있다. 가족 간의 대화를 끌어내는 자리에, 또 손님을 다정하게 맞이하는 매개물로, 때로는 정신을 맑게 하거나 흥을 돋우는 자리에 있다. 그 차 한잔을 마시는 시간에서 우주를 닮은 여유를 찾을 수만 있다면 그게 바로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티 테라피(tea theraphy)가 되지 않을까 싶다. - p.30

 

 

비가 내리고 본격적인 농사가 시작되는 곡우(양력 4월 20일) 때쯤이면 차나무는 새삭을 피워내기 시작한다. 바야흐로 땅과 물, 바람, 불이 빚어낸 잎차, 꽃차, 약차... 수수하면서도 화려한 차의 계절이 시작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국토 7할이 산이며 수천만 년이나 된 상생대의 토질과 사계절이 뚜렷한 지형과 기후를 갖고 있어 식물이 자라기에 적합한 요소를 지녔다. 그렇기에 자라는 식물 중 어느 것 하나 차의 재료가 되지 않는 게 없고, 풀, 나무, 뿌리, 잎, 껍질과 열매, 꽃... 모두 차로 변주되어 우리 민족의 삶 속에 녹아 있다. 몸이 아프면 약차로, 삶의 흥취를 돋우는 자리엔 꽃차가, 특별한 날의 찻 자리에서는 녹차를 의례물로.. 다양하게 차를 마셨던 문화 민족이다. 그렇게 꽃 피운 차 문화가 외래 문화의 도입과 현대적인 문화 발달로 인해 낡고 번거로운 것으로 여겨져 외면 당하였고, 또 'Fast'를 외치는 세대의 변화 속에서 커피나 탄산 음료에게 자리를 내주게 된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하지만 문화의 변화 속에 웰빙(Well-being)의 바람을 타고 다시 차 문화가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자연을 벗삼고 자연을 마시는 싶은 인간의 본연의 마음이 아닐까란 생각도 든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나 또한 많은 뭔가 밋밋하고 촌스러운 듯한 느낌의 차를 선호하지 않았지만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시끌벅적함보다는 차분함 에너지를 지닌, 스트레스로 인해 탈이 나는 오장육부를 위해서라도 차를 선호하게 되는 것 같다.



 

 

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짐에 따라 아주 반가운 책을 만났다. 제목 만큼이나 솔직담백한 책 <사계절 우리 차>
우선 책에 대한 느낌을 말하자면.... 세상에! 이렇게 많은 차가 존재할 줄이야... 라는 감탄. 고루한 말이지만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을 보내면 무심히 지나쳤던 주변의 꽃과 나무, 잎사귀 모두가 한 잔의 차로 변화되는 과정이 신기하기만 하다. 제 각각 몸을 다스리는 약효를 지닌 것은 물론이요, 한 잔에 차에 띄워진 꽃 한송이, 잎사귀 하나 조차 정신을 맑게 하고 마음을 다스려 주는 테라피적 요소를 지녔음에 과히 감탄할 만 하다. 

자연이 색을 입기시작 하는 봄에는 봄을 반기는 노란 개나리꽃차, 우아하고 고고한 목련꽃차, 제비꽃차, 벚꽃차 등을 마신다. 제일 감탄한 계절 카테고리다. 이미 지나간 봄이기에 그렇게 아쉬울 수 없다. 뜨거운 찻물만 부어주면 고유의 향과 맛을 지난 한 잔의 고유한 차가 되었을 것을! 그리도 무심히 지났던가 싶다.

햇살을 가득 머금은 여름에는 산을 햐얗게 물들이는 향 좋은 아까시꽃차로부터 장미꽃차, 연꽃향차, 댓잎차, 청매실차 등을, 풍성한 자연이 익어가는 가을에는 뭐니뭐니 해도 청초한 가을을 머금을 국화차, 송이차, 맨드라미 꽃차로, 자연의 약손이 필요한 겨울에는 스산한 마음을 채워줄 따뜻한 모과차, 석류차, 산수유차, 유자차 등을 마신다. 자연의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이 뜨거운 찻물을 만나면 향긋한 차 한잔이 되는 것이다.
얼마전 길을 가다 예쁘게 핀 장미 넝쿨을 만났는데... 참 재미있게도 이 책을 읽었던 후인지라 화병에 꽃아 놓고 싶은 장미가 아닌 뜨거운 찻물을 부어 빛깔 곱고 향기마저 우아한 장미 꽃차를 떠올렸을 정도다. 아직은 먹는 것 보다 보는 것에 익숙하기에 상상만으로 한 잔의 차를 즐겼지만.

이 책에는 차를 만드는 방법을 다양하게 수록하고 있다. 계절별로 생차를 만들어 먹는 방법이나 잎과 꽃을 말려 두고 마실 수 있는 차의 방법과 팁을 수록하고 있다. 나와 같이 차라고는 녹차 티백 밖에 모르는 이도 책에 실린 방법대로 쉽게 차를 즐길 수 있다. 물론 계절별로 자연을 가득 머금은 차 한잔을 진정 즐기고 싶다면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겠지만 말이다.
저자는 말한다. 차를 좋아해 건강한 삶을 누렸던 것처럼, 이 책의 독자들도 차 한잔으로 보다 깊은 삶의 여유를 느껴보지 않겠냐고 말이다.
책 한권 읽고 나면... 말이 필요 없을 것 같다. 저자의 권유는 자연으로의 회귀를 꿈꾸는 우리 모두의 바람이기 때문이다. 이 책 한권 꽃아두고 사계절의 변화 속에서 자연이 주는 다양한 선물을 만나고 경험해 보고 싶다. 이제 여름으로 넘어가고 있는 시기니까 장미꽃차와 감잎차가 좋겠다.

온통 마실거리로 보인다. 어쩌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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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연 2014-11-25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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