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프루스트 씨
조르주 벨몽 지음, 심민화 옮김 / 시공사 / 2003년 4월
평점 :
절판


음악사에서 베토벤은 악성으로 불리운다. 작곡가에겐 치명적인 핸디캡을 극복하고 아름답고도 위대한 작품을 남긴 그의 치열한 삶 또한 거룩한 작품이기 때문이리라. 우리에겐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다소 생소하면서 낯선, 그러나 몇몇 이들에겐 몹시도 난해하고도 방대한 작품의 양 때문에 모국어인 프랑스인들조차 통독한 이들이 몇 안 되는 작품의 작가로 알려져 있는 '마르셀 프루스트' 역시 자신의 고통스러운 질병과 싸우며 수도자와 같은 삶으로 매순간 자신을 채찍질하며 - 거의 단식에 가까운 식사량과 터무니없을 정도로 부족한 수면- 때론 목숨의 위협까지 느끼면서까지 이 엄청난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그의 삶을 바쳤다.

정말이지,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감히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싶을 정도로 그의 삶은 고행자의 그것과 다름이 없다. 그러나 이러한 치열한 삶을 산 작가의 뒤에서는 그를 헌신적으로 따르며 작가의 수발이 되어 그녀 역시 거의 수도자의 생활에 준하는 삶을 살아간 '셀레스트'라는 여인이 있었다. 이 책은 그녀의 구술을 모아 엮은 책이다. 프루스트는 그녀를 감히 자신의 정신적인 반려자이며 정신적 지주라 칭하고, 자신의 독특한 삶의 방식을 이해해주고 오로지 글 쓰는 작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 준 그녀를 아끼고 사랑했으며, 그녀 또한 작가가 세상을 떠났을때 그녀의 삶도 끝났다라고 말할 정도로 작가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표현한다. - 비록, 그녀는 작가의 기사인 남편을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

이 책은 그녀가 작가를 처음 만나게 된 순간부터, 작가가 죽을 때까지 함께 했던 시간들에 대한 회상이며 그의 유일한 작품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배경 및 훌륭한 길라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다름아닌, 마르셀 프루스트와 그의 주변의 인간 군상과 그들을 통한 그 시대에 대한 냉철한 비판서이며 아름다운 대서사시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되며 감히, 그 엄청난 양의 작품을 읽고 싶은 강한 충동에 빠지게 만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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