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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꿈치 사회 - 경쟁은 어떻게 내면화되는가
강수돌 지음 / 갈라파고스 / 2013년 4월
평점 :
우리가 일에 대해 일정한 지향성을 갖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일이 우리에 대해 일정한 지향성을 강제하는 셈이다. 겉으로는 우리가 일에 대한 가치관을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우리가 일에 대한 가치관을 강요받는다. 필요에 따라 일하기보다는 거꾸로 일의 필요에 따라 우리가 끌려다니며 일한다.
10%
팔꿈치 사회, 옆 사람을 팔꿈치로 치며 앞만 보고 달려야 하는 치열한 경쟁 사회를 일컫는다. 자본주의 경쟁사회를 이렇게 실감나게 표현할 수 있을까?
15%
진리를 위한 경쟁이 아닌 타자를 누르기 위한 생존 경쟁, 즉 세계시장을 둘러싼 상품경쟁은 어떤 상품이 승리하는가와 무관하게 자본주의 세계체제의 지배를 존속시키는 조건이 된다. 내가 시장경쟁에 참여하는 순간, 그 승패와 무관하게 경쟁의 희생자가 된다. 나아가 그것을 넘어 (우리 모두를 지배하는) 자본의 지배력을 강화시켜주게 된다. 바로 이 점을 명확히 인식하는 것이 자본주의의 경쟁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것이다.
17%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두려움'으로 인하여 서로 살벌하게 경쟁하는 것만이 유일한 삶의 전략이라 믿고 따른다는 점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경쟁자로 행위하고 또 그러한 경쟁을 당연시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지배적 시스템에 '모두' 지배당하게 되는 근본원리다. 결국 경쟁은 지배와 동전의 양면이다.
51%
"현대 의학이 인간으로부터 죽음을 탈취해갔다."
-이반 일리치
83%
강수돌, <팔꿈치 사회> 中
+) 이 책은 '경쟁'의 의미에 대해 다각도로 분석한다. 경쟁의 이면을 들여다보며 한국 사회에 팽배한 경쟁의식을 들춰내고, 그로 인해 괴로움을 겪는 한국인들의 면모를 보여준다. 저자의 언급대로 현재 한국사회는 그 어떤 분야에서도 경쟁이 지속되고 있으며, 팔꿈치 사회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인다.
경쟁으로 인한 일 중독은 물론 1인자 중심의 사회가 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자본주의의 맥락 속에서 경쟁 의식을 살피며 경쟁이 지배의 다른 모습으로 존재함을 증명한다. 그리고 그것의 해결책으로 '소통과 연대'를 주장한다. 소통과 연대통해 ‘함께' 이 경쟁 시스템을 허물기 위해 노력하자고 제안한다.
사실 나는 좀 새로운 해결책이 있었으면 했는데, 처음에는 해결안으로 제시한 키워드가 너무 뻔한게 아닌가 실망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곰곰히 생각해보면 언제나 모든 문제의 해결책은 가장 기본적이고 근원적인 것에 있다는 생각을 했다. 경쟁은 '나'를 강조하는 이기심으로 더 커진다고 생각한다. 고로 나가 아닌 '우리'를 생각하는 소통과 연대가 근원적인 해결책이 맞다.
팔꿈치 사회의 전형이 우리 나라라는 것이 조금 부끄러웠지만, 그만큼 솔직하게 저자가 우리나라의 현세대를 지적하기 때문에 읽을만한 책이다. 반성과 성찰을 불러 일으킨다고나 할까. 무엇보다 경쟁으로 피폐패져가는 학생들에게 지금의 사회가 얼마나 부족한 사회인지 알려줄 수 있는 책이다.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그런 사회를 어떻게 바꿔가야 할지 제시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