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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사생활 - 나를 치유하는 일상의 99가지 사물
이민우 글, 정세영 사진 / 이숲 / 2012년 12월
평점 :
나ㅡ 더는 다치지 않게 성격을 바꾸고 싶어
버블선생ㅡ생긴대로도 살지 못하면서.
p.11
돌아오는 골목길이 어둡고 가파른 날이 있다. 신발끈을 풀 의욕도 나지 않는다. 미확인 비행물체 같은 형광등 아래서 신원불명자가 되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 내겐 소문만 무성한 말에 끌려들어갈 만큼의 무모함조차 없다. 몽상가지만 바보가 되지는 못한다. 바보가 될 만큼 현명하지 않다.
p.62
붓다는 재물이 없어도 남에게 베풀 수 있는 일곱가지 보시를 설했다. 밝은 얼굴로 대하기, 좋은 말하기, 어진 마음을 갖기, 긍정의 눈으로 바라보기, 몸으로 봉사하기, 차례나 자리를 양보하기, 말하기 전에 헤아려주기가 있다. 보시는 자신을 위해 가장 효과가 크고 빠른 복을 짓는 것이라고 한다.
p.91
내가 행복하다는 건, 그럴 수 있는 여건이 된다는 건, 나를 겹겹이 나 아닌 그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 그것들이 나를 행복하게 해준다는 것. 내가 소중하면 세상도 소중하다는 것.
p.115
이민우, <사물의 사생활> 中
+) 이 책은 카피라이터인 저자가 '나를 치유하는 일상의 99가지 사물'에 주목하여 지은 책이다. 99가지 사물을 선택하여 사진과 함께 작가의 단상을 적은 책인데, 여행가로 작가로 살고 있는 저자의 모습을 잘 담고 있다. 99가지 사물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인데, 사물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은 흔하지 않다.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흥미롭게, 때로는 아프게 바라보고 있어서 그만큼 마음에 와 닿는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