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치 - 대한민국 부끄러운 보고서
김학희 지음 / 나무와숲 / 200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 염치다. 올바르고 깨끗한 정신 상태에서 스스로 정한 내면 기준에 따라 부끄러움을 인식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과정이다. 부끄럽다는 감정에서 유발되는 이성적인 반응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옳은 결정을 내리도록 유도한다.

p.15

 

부끄러움이 필요한 여섯가지 이유

 

첫째, 부끄러움은 스스로 자신이 누구인가를 가르치기 때문이다.  

둘째, 부끄러움은 법으로 강제할 수 없는 관습이나 규범을 지키게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셋째, 부끄러움은 내가 아닌 남을 생각하도록 유도한다.

넷째, 부끄러움은 사람을 새롭게 발전시킨다.

다섯째, 부끄러움을 안다는 것은 내 안에 선이 있다는 또 다른 표현이다.

여섯째, 이처럼 염치가 사람에게 필수불가결한 덕목으로 자리잡고 인간 생활에 빼놓을 수 없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부끄러움이 부족하면 병이 된다.

pp.16~18

 

 

김학희, <염치> 中

 

 

+) 이 책은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과거사가 실려 있다. 염치를 모르는 뻔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상세하게 풀어놓고 있다. 몇 천억원의 재산을 은닉한 채 비리가 전혀 없는 정치인 행세를 하는 사람부터, 아들의 복수를 대신 해주는 재벌 회장님, 전세계적으로 성공한 적이 없는 실험에 최초로 성공했다고 대담히 거짓말을 하는 박사님, 똑똑한 제자들 논문에 숟가락 올리고 비슷하게 논문 베끼는 교수님 등등이 이 책에 등장한다.

 

물론 그와 정반대로 염치를 알고 받은만큼 사회에 돌려주는 마음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있다. 우리나라 소록도 환자들을 성심성의껏 돌보다가, 자신들이 나이가 들어 짐이 되면 안되겠기에 조용히 자신들의 나라로 돌아간 외국인 수녀님, 가진 것 없이 평생 타인을 위해 살아온 할머님이 그분들이다.

 

사람이 염치를 알아야 사람다운 법이다. 너무 뻔뻔하면 상대방은 참 어이가 없어진다. 살면서 주변에서 점점 염치없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저자의 언급대로 부끄러움은 남을 생각하게 만들고, 내 안의 나를 돌아보며 스스로를 성장하게 만드는 힘이다. 우리는 부끄러움의 미학을 잊지말고 자기를 돌아보는 시간을 종종 가져야 한다.

 

나는 종종 사람들이 각자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하면 우리 사회가 좀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거짓말을 하지 않고 그저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 비리 같은 것이 있을 수가 없다. 사람들이 좀 더 거품을 빼고, 염치를 아는 생활을 하면 좀 더 따뜻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