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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엄마 - 거의 행복한 어느 가족 이야기
무리엘 비야누에바 페라르나우 지음, 배상희 옮김 / 낭기열라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너는 결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어떤 건지 아니까 틀림없이 결혼하게 될 거라고. 어쩌면 엄마 말이 맞는지도 모른다. 내 친구들 중에는 결혼하겠다는 애가 한 명도 없다. 나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친구들에게 말한다. 우리 가족이 너무 평범하지 않아서 한 번이라도 평범함을 느껴보기 위해 지극히 평범한 가족을 만들어보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그러면 친구들이 웃는다.
p.30
동성애자로 산다는 것은 몇 가지 특별한 권리를 누리지 못함을 뜻한다. 하나는 세계인권선언에서 말하는 성 때문에 차별받지 않을 권리이고, 또 하나는 결혼할 권리다.
누군가 말한다. 실제로 게이나 레즈비언으로 사는 것은 어떤 권리를 얻지 못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몇몇 권리를 빼앗기는 것이라고.
p.37
무리엘 비야누에바 페라르나우, <두 엄마 - 거의 행복한 어느 가족 이야기> 中
+) 이 책은 레즈비언 커플인 두 엄마 밑에서 자란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담긴 소설이다. 이 소설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가족 형태와 더불어 새로운 가족 형태도 존중하고 인정해주어야 함을 전한다. 두 엄마를 둔 아이들은 세상에 나가 그들의 가족에 대해 쉽게 말하지 못하고, 그것 때문에 고민하는 두 엄마의 모습이 등장한다.
작가의 말대로 사람들은 성적 소수자들의 아이 입양에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그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의 입장을 생각해보았냐는 말이다. 그런데 저자는 그 부분에 대해 명확히 말한다. 동성 커플의 아이들에게 그 가정이 어떤지 물어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이들의 입을 다물게 하면서 동성 커플을 보는 어른들의 의견만이 분분한데 그게 무슨 소용이냐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두 엄마와 두 아이의 삶이 우리의 일반적인 가정과 별로 다르지 않음을 느꼈다. 부제로 '거의 행복한 어느 가족 이야기'는 지금 우리 가족들의 모습은 아닐까. 아이들의 시선으로 동성 커플의 가정 꾸리기를 바라보니 훨씬 더 진솔하고 단순하게 다가갈 수 있는 것 같다. 우리 사회의 편견의 문을 두드릴 수 있는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