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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턴트 - 2010년 제6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ㅣ 회사 3부작
임성순 지음 / 은행나무 / 2010년 4월
평점 :
진정한 구조는 결코 조정되지는 않는다. 사라지는 건 늘 그 구조의 구성원들뿐이다.
p.23
아니, 솔직히 말해 누군가 죽어야 할 이유를 찾는데 세 시간 이상 써본 적이 없다.
p.80
우리는 욕망대로 행동한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아주 사소한 결정들조차 우연히 행하는 것은 없다.
p.96
언젠가 한 화가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예술이 삶보다 중요한가에 대한 논쟁을 했었다. 그녀는 그 문제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그런 거창한 결정들은 싫어요. 맘속에서 끊임없이 번복하게 하잖아요."
p.142
임성순, <컨설턴트> 中
+) 세계문학상 수상작인 이 작품은 '회사'라는 거대한 구조 속에 포함되어 살아가는 사람의 이야기이다. 암살 청탁을 받은 회사는 주인공에게 '킬링 시나리오'를 의뢰한다. 그리고 주인공이 쓴 시나리오에 따라 목표물을 완벽한 우연을 가장하여 암살한다. '컨설턴트'라는 직업을 갖게 된 주인공은 처음에는 자신이 실제 죽음에 관여한지 모르다가, 나중에는 그 사실을 알고서도 일을 계속한다. 그만큼 대가는 달콤했으니까.
사실 이 작품은 회사에 속한 주인공을 모습을 표면에 드러내지만, 그 이면에는 사회라는 구조 속에 포함되어 살아가는 우리들의 면모가 숨겨져 있다. 우리 모두 무언가를 목적으로 살아가고 있으며, 어떤 것에 대한 욕망이 우연을 가장한 선택을 불러 일으킨다는 것이다. 한 편의 영화를 보듯 소설은 꽤 재미있었는데. 결말이 살짝 아쉽다. 극단적인 결말이었더라면 더 비극적이지 않았을까. 아무튼 이 책은 현대인의 욕망과 익명성의 문제에 대한 경고등을 켠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