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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땅 ㅣ 고려대학교 청소년문학 시리즈 14
생 텍쥐페리 지음, 송태효 옮김 / 고려대학교출판부 / 2009년 12월
평점 :
"이따금 폭풍우니, 안개니, 눈 따위에 난감해지기도 할거야. 그럴 땐 자네보다 먼저 그걸 겪은 사람들을 죄다 떠올리는 거야. 그리고 간단하게 생각하라고. 남들이 해낸 것이라면 늘 해낼 수 있는 것이거든."
p.21
"맹세컨대, 그 어떤 동물도 내가 해낸 그런 건 해낼 수는 없었을 거야." 내가 아는 한 가장 고상한 이 한 마디. 인간의 자리를 잡아주고, 인간을 영예롭게 하고, 진정한 서열을 복원해 주는 이 한 마디가 내 기억에 다시 살아나는 것이었어.
p.76
그의 위대함은 스스로 책임을 느끼는 데 있다. 자신에 대해, 우편물에 대해, 그리고 희망을 걸고 있는 동료들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다. 그들의 고통이나 희열을 자신이 품는다. 그는 저기, 산 자들이 새롭게 지어 가고 있는 것에 책임을 지며, 그 일에 동참해야만 한다. 자기 일의 한도 내에서 사람들의 운명에 대해서도 약간은 책임을 지는 사람인 것이다.
p.78
아주 사소한 역할일지라도 그것을 의식하게 될 때야 비로소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다. 그때야 비로소 우리는 평화롭게 살다 평화롭게 죽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무엇인가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죽음에도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p.292
생텍쥐페리, <사람들의 땅> 中
+) 이 책을 읽으면서 비행사들이 자신들의 직업에 얼마나 자부심을 갖고 있는가 돌아보게 되었다. 비행 중 추락한 사하라 사막 한복판에서의 일을 근거로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자부심과 당시 사건을 묘사하고 있는 작품이다. 사막 한 가운데 떨어졌을 때에도 자신 혼자라고 생각했더라면 쉽게 목숨을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은 함께였다. 그리고 눈 덮인 산에 떨어진 또 다른 비행사는 동료를 의식 속에서 놓지 않고 있었다. 그때에도 그들은 함께였다.
이 책은 사람,이 아닌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혼자서 살아가는 땅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땅을 강조한다. 그것은 같은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면 깊어지는 연대감이고, 그것에 더불어 자연과 함께하는 진실함이 사람들의 땅을 이끌어간다.
지금 곤란함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나보다 앞서 누군가가 이 길을 걸었으리라 믿고 나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저자의 말대로 남들이 해낸 것은 나도 해낼 수 있으니까.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책임감을 만들고, 나와 동료에 대한 신뢰가 자신의 직업을 더 가치있고 숭고한 것으로 만든다는 점을 가르쳐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