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을 배반한 과학자들 - 되풀이되는 연구 부정과 '자기검증'이라는 환상
니콜라스 웨이드.윌리엄 브로드 지음, 김동광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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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서 엘리트주의는 합당한 근거를 가진다. 그러나 도처에서 나타나는 과도한 엘리트주의는 보편주의의 원칙을 훼손한다. 그것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엘리트 집단의 구성원들이기 때문에 이런 잘못된 관념이 수용되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그런 체제 속에서는 낮은 지위에 있는 이들이 내놓은 좋은 아이디어들이 무시될 수 있다는 점이다.

p.143

 

- 기만행위를 방지하는 길

 

첫째, 저자로 이름을 올리는 모든 사람은 연구에 구체적으로 주요한 공헌을 했어야 한다. 이보다 공헌도가 낮은 사람에 대해서는 논문 본문에서 분명하게 사의를 표시해야 한다.

 

둘째, 논문의 모든 저자는 공적을 취한 만큼 그 내용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질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논문 발표와 관련하여 양보다 질을 강조함과 동시에 겉만 번지르한 긴 논문 목록을 바탕으로 승진이나 연구 지원금을 결정하는 관행도 사라져야 한다. 심사위원들은 연구 기록을 읽고 평가하는 정교한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

pp.310~314

 

 

윌리엄 브로드, 니콜라스 웨이드 , <진실을 배반한 과학자들> 中

 

 

+) 진실을 배반하는 기만행위를 저지르는 사람들이 과연 과학자들뿐일까. 분야를 막론하고 학문과 연구를 주된 업으로 알고 사는 사람들에게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자신의 예전 논문을 베끼고, 타인의 논문을 자신의 것인냥 표절하고, 뛰어난 제자나 후배의 연구를 가로채 자신이 한 것처럼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리는 일. 사실 우리나라 학계에서도 오랜전부터 있는 일이다.

 

저자의 말대로 과학자를 비롯한 학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학문에 대한 존중과 진실과 신뢰, 그리고 자신을 포함한 사람들을 속이지 않는 일이다. 한 순간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연구 업적과 성과에만 매달려 옳지 못한 선택을 할 수 있다. 그건 성과만을 강조하는 학계의 문제일 수도 있다. 양보다 질이 우선이며, 오랜 시간이 걸려도 학자들에게 충분히 시간과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또한 심시위원들의 자질도 문제다. 한 분야의 대표 학자로 인정받으면 그 시기가 상당히 오래 간다. 그러다보니 그 사람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쉽게 그 사람의 이론에 반대하지 못한다. 그가 심사위원으로 존재하는 많은 분야의 학회와 연구 프로젝트를 고려하여 그 사람에 눈치를 보게 되는 것이다. 지도교수와 제자 사이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어떤 것이든 투명해야 한다. 투명하게 평가하고 투명하게 심사해야 하는데, 우리나라의 학계는 여전히 보수적이다. 자기들끼리 똘똘 뭉쳐서 철저히 권력으로 군림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과학자들이 자신들의 문제를 몇 몇 사람에 불과한 작은 일로 치부하는 것을 보면서 한숨이 나왔다. 학자들은 스스로에게, 타인에게 떳떳해야 한다.

 

그리고 연구 성과에 매달리지 않도록 학자들이 깊이 연구하고 공부할 수 있도록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읽는 내내 현재 우리나라의 학계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어서,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을 위한 연구이며, 학문인지 놓치며 사는 지식인들과 현실에 탄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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