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심은 사람
장 지오노 지음, 마이클 매커디 판화, 김경온 옮김 / 두레 / 200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사람과 함께 있으니 마음이 평화로웠다. 다음 날에도 나는 그의 집에서 하루 더 머물 수 있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그것을 아주 당연하게 생각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어떤 무엇도 그의 마음을 흐트러뜨릴 수 없다는 인상을 나는 받았다.

p.25

 

바람도 씨앗들을 퍼뜨려 주었다. 물이 다시 나타나자 그와 함께 버드나무와 갈대가, 풀밭과 기름진 땅이, 꽃들이, 그리고 삶의 이유 같은 것들이 되돌아왔다. 그러나 그 모든 변화는 아주 천천히 일어났기 때문에 습관처럼 익숙해져서 사람들에게 아무런 놀라움도 주지 않았다.

 

사람들이 그가 한 일이라고 의심했다면 그의 일에 훼방을 놓았을 것이다. 사람들은 그를 의심할 수 없었다. 마을 사람들이나 관리들이나 누군들 그처럼 고결하고 훌륭한 일을 그렇게 고집스럽게 계속할 수 있다고 어찌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pp.45~46

 

한 사람이 참으로 보기 드문 인격을 갖고 있는가를 알기 위해서는 여러 해 동안 그의 행동을 관찰할 수 있는 행운을 가져야만 한다. 그 사람의 행동이 온갖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있고, 그 행동을 이끌어 나가는 생각이 더없이 고결하며, 어떤 보상도 바라지 않고, 그런데도 이 세상에 뚜렷한 흔적을 남겼다면 우리는 틀림없이 잊을 수 없는 한 인격을 만났다고 할 수 있다.

 

 

장 지오노, <나무를 심은 사람> 中

 

 

+) 한 사람의 노력을 세상이 달라질 수 있을까. 이 책은 충분히 그럴 수 있음을 증명한 작품이다. 짧은 이야기이지만 잔잔하고 커다란 감동을 불러 일으킨다. 메마르고 척박한 땅에 오랜 시간동안 한 사람이 씨앗을 심기 시작했다. 수만 개의 씨앗들이 다 잘 자랄 수는 없듯이, 그는 분명 여러번의 고난을 겪었을텐데도 불구하고 평생 씨앗을 심고 나무를 가꾸었다. 그리고 그 사막같은 지역에 꽃이 피고 나무들이 자라기 시작했다.

 

인간의 삶에서 나무의 소중함과 숲의 소중함, 자연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작품이었다. 그리고 사람의 끈기와 노력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소설이었다. 나를 위해서가 아닌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자연을 위해서, 지구를 위해서, 나는 그럴 수 있을까. 나무가 자라는 몇 십년 동안 수없이 많은 좌절을 경험했을 '그'를 보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흔들림없이 자신만의 주관대로 삶을 살아온 '그'를 보면서 부끄러움과 동시에 용기를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은 마이클 매커디의 판화가 이야기와 함께 제시된다. 일반 색채 그림보다 판화가 오히려 이 이야기의 묘미를 살려준다. 삭막한 마을과 나무가 자라고 있는 마을까지, 그 변화가 선 하나하나에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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