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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찬란한 태양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나나는 눈송이 하나하나가 이 세상 어딘가에서 고통 받고 있는 여자의 한숨이라고 했었다. 그 모든 한숨이 하늘로 올라가 구름이 되어 작은 눈송이로 나뉘어 아래에 있는 사람들 위로 소리 없이 내리는 거라고 했었다.
p.125
라일라는 인간이 직면해야 하는 가장 어려운 일 중에서 기다리는 일만큼 힘든 게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p.170
내가 전에는 그러하지 못했지만, 네가 다시 한번 문을 두드리면 문을 열고 너를 맞아들이고 너를 가슴에 안을 기회를 주면 좋겠다. 내 심장처럼 약한 희망이긴 하다. 나도 그건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기다릴 것이다.
p.552
할레드 호세이니, <천 개의 찬란한 태양> 中
+) 이 소설은 아프가니스탄의 현대사를 배경으로 하는 장편소설이다. 전쟁이 휩쓸고 간 아프가니스탄에서, 두 명의 여주인공들이 살아가는 일생을 그리고 있다. 절망과 고통이 지속되는 시공간에서 그들이 되찾는 희망의 이야기는 가슴 아프게 공감된다. 비록 한 남자의 아내로 만난 두 여자이나, 그들이 꿈꿔온 여자의 일생은 그것과 사뭇 다르다. 딸로서, 아내로서, 여자로서, 엄마로서, 그들의 일생이 애처롭다.
외부의 폭력은 물론 가정내의 폭력까지 견뎌내는 여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마음이 참 아팠다. 참는 것이 상책이 아닌데도 사회적 분위기와 전통때문에 옳지 못한 폭력에도 인내하는 그들을 보면서 답답한 만큼 안쓰러웠다. 아직도 세계의 어느 곳에서는 여자와 남자를 구분하여 철저하게 여성에게 불리한 사회적 전통이 존재하는 곳이 있다. 그건 사람으로서 해서는 안될 일임에도 전통이라는 명목하에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편견이라고 말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여성들이 너무 고통스럽다. 이 작품은 세상의 모든 딸들이, 여성들이, 같이 읽고 같이 고통과 슬픔을 나누는 힘이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굳이 여성만 읽으라는 말은 아니다. 남녀를 떠나 폭력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그 근원적인 힘을 확인하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