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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불류 시불류 - 이외수의 비상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0년 4월
평점 :
진실로 시인이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돌아 앉아 울고 있지만 말고 그대를 목조르는 현실부터 먼저 목졸라 죽여 버리도록 하라. 어느 시대건 그 시대의 현실은 노골적으로 또는 은밀하게 예술을 살해하고 문학을 암장한다.
p.37
파리가 먼지에게 물었다. 넌 날개도 없는데 어쩜 힘 하나 안들이고 그토록 우아하게 날 수가 있니. 먼지가 대답했다. 다 버리고 점 하나로 남으면 돼.
p.43
믿음은 마음에서만 들어지고 오해는 머리에서만 들어진다.
p.62
이외수, <아불류 시불류> 中
+) 이 책은 시집도 소설도 아니다. 그저 이외수라는 작가가 떠오르는 글귀를 적은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써내려간 것은 더더욱 아니다. 이 책은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써낸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짧은 글귀가 결코 가볍지 않다. 읽을 수록 흐뭇해진다. 삶을 이렇게 유쾌하고 진중하게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이외수라는 작가에게 부러운 것은 이런 여유로움이다. 자신에게 당당할 수 있는 여유로움. 이것은 어렵고 힘든 노력 때문이다. 견디고 견뎌서 얻어낸 노력 때문에 당당할 수 있는 것이다. 그의 글에는 진심이 있고 진실이 있다. 나는 그것이 수많은 문장에서 얻어 낼 수 있는 가장 값진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