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읽는 백범일지
김구 지음, 도진순 엮음 / 돌베개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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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함부로 어지럽게 걷지 말지어다.

오늘 내가 디딘 발자국은

언젠가 뒷사람의 길이 되니라.

- 백범

 

가지를 잡고 나무에 오르는 것은 기이한 일이 아니나

벼랑에 매달려 잡은 손마저 놓는다면 가히 대장부로다.

p.68

 

세상은 고해라더니 살기도 어렵거니와 죽기 또한 어렵다. 자살도 자유가 있는 데서나 가능한 것이다.

p.226

 

나의 정치 이념은 한마디로 자유이다. 우리가 세우는 나라는 자유의 나라라야 한다. 자유란 무엇인가?

 

자유 있는 나라의 법은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에서 나오고, 자유 없는 나라의 법은 국민 중의 일 개인 또는 일 계급에서 나온다. 일 개인에서 나오는 것을 전제 또는 독재라 하고, 일 계급에서 오는 것을 계급 독재라 하고 통칭 파쇼라고 한다.

 

독재 중에서 가장 무서운 독재는 어떤 주의, 즉 철학을 기초로 하는 계급 독재이다.

 

국민의 머릿 속에 아무리 좋은 사상과 경륜이 생기더라도 그가 집권계급의 사람이 아니거나, 집권세력이더라도 사문난적이라는 이단의 범주에 들어가면 세상에 발표되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싹이 트려다가 눌려 죽은 새 사상, 싹도 트지 못하고 밟혀 버린 경륜이 얼마나 많았을까. 언론의 자유가 얼마나 중요한 것임을 통감하지 아니할 수 없다. 오직 언론의 자유가 있는 나라에만 진보가 있는 것이다.

p.310~311

 

 

김구, <백범일지> 中

 

 

+) 김구 선생이 지은 <백범일지>를 읽으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내가 만약 저 시대에 태어났다면 어땠을까. 나는 그처럼 그런 엄청난 용기가 있었을까. 수없이 많은 고문을 겪으면서도 호통을 칠 수 있는 힘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대단한 것이다. 나는 가끔 나라를 위해 온몸을 바쳐 노력하는 열사들의 글을 읽을 때마다 한없이 부끄러워지고 작아진다. 아마도 나라면 숨어버린채 살지 않을까 싶다. 참 비겁한데 그만큼 또 참 무섭다.

 

그들은 어떻게 이런 수많은 두려움을 견뎌냈을까. 나는 김구 선생의 글을 읽으면서 그가 바라는 '우리나라'가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바라는 '우리나라'가 아닐가 싶다. 역사는 되풀이된다고 했다. 그건 매 시대마다 어떤 사건이 발생하고 그것에 대응하는 하는 사람들의 자세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국민으로서의 '나'를 상상해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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