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생선 사나이
김종은 지음 / 창비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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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에 잡힌다면 더이상 꿈일 수는 없다는 생각. 그런 것쯤이야 그저 길을 잃는, 식상하기 이를 데 없는 꿈일 뿐이라고. 어느덧 그는 그렇게 가슴을 가리앉히게 되었다.

p.50

 

남자는 그것을 잊지 않고 있었다.  기억이란 뒤죽박죽이기 일쑤지만 분명 지워지지 않는 기억은 있다고. 남자는 그렇게 믿고 있었다.

p.129

 

녀석은 얼음 여섯 덩이를 얻어와 다시 자리에 앉았고 우린 계속해서 물과 그리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움은 물처럼 모여 졸졸 흐른다고. 그렇게 제 몸집을 불리다 막판에 이르면 파도가 된다고. 그런 다음엔 끝내 물보라가 되어 흩어진다고. 끝내는 기어이 사람 가슴을 사정없이 내리친다고. 그렇지 않느냐고.

p,213

 

 

김종은, <신선한 생선 사나이> 中

 

 

+) 2005년 우수문학 도서에 선정되었다는 것을 보고 빌린 책인데 솔직히 조금 실망했다. 단편들을 모아 놓은 책인데 아직 완성되지 않은 소설들까지 엮은 것처럼 분량도, 구성도 미달인 소설들이 섞여 있었다. 하지만 [프레시 피시맨]은 좋은 소설이었다. 자신이 물고기가 된 소설을 쓴 인물이 부모에게 관심 받기 위해 자해를 하고, 그것을 모른 친구의 관심을 계속 받은 그런 내용이었다. 무엇보다 신선해서 좋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소설이란 것의 기준이 무엇일까 골똘히 생각해 보았다. 분량이 짧다고 해도 벤야민의 글처럼 가슴에 와 닿는 것이 있듯이 소설도 그런 작품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김종은의 최근 작품을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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