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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걷는 사람 - 문화사학자 신정일의 '아름다운 시절'
신정일 지음 / 생각의나무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 문화사학자이자 도보여행가인 신정일씨가 본인의 삶을 돌아본 책이다. 유년시절의 아픔을 책을 통해서 극복했고, 방황의 시절을 여행의 진리로 극복했으며, 책을 읽고 기억하는 것과 글을 쓰는 것을 통해 지금까지 삶을 행복하게 살고 있는 사람. 어찌보면 가장 행복해 보이는 사람이다. 편안한 삶이란 자신이 꿈꾸는 삶을 실행에 옮기며 노력하는 사람의 모습이 아닐까.
"물론 네가 큰마음 먹고 찾아와 두어 달 동안을 머문 이곳에도 길이 있지만 사람의 마음이나 생김생김이 제각각 다르듯 길은 여러 가지가 있단다. 네가 건너가야 할 수많은 길이나 강은 여기에 있는게 아니고 다른 데 있는 것 같다. 네가 나가서 마주칠 모든 순간, 모든 사람에게도 저마다 다른 길이 있단다. 세상에 태어나서 살다가 가는 그 모든 것이 다 길이지만 너만을 위한 길이 세상에는 예비되어 있단다. 그리고 세상에선 누구나 혼자란다. 그 혼자의 길을 가거라. 가서 세상의 바다를 헤엄쳐 보아라."
p.121
나이가 들면 들수록 사람들은 운명론자가 된다고 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 말하는 것, 행동하는 것들은 모두 '운명'에 의한 것이며, 우리는 다만 '운명'이 발행한 어음의 권리를 양도받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 그리스의 희곡작가인 메난드로서의 말을 되새기다 보면 글은 내 운명이었고 그 운명을 받아들이며 산 것 또한 운명이었다.
p.164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책과의 만남이다. 나는 아무도 주시하지 않는 외로움 속에 전사처럼 전투적으로 수많은 책을 읽었다. 그렇게 밥보다, 어쩌면 연애보다도 더 좋아했던 책을 지금껏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기며 읽고 책을 통해서 얻은 지식으로 글을 써서 먹고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나는 길 위에서 세상의 모든 것을 보고 배웠다. 산천을 유람하며 동시에 좋은 공부를 하고 있는 것 또한 다행스러보 행복한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p.272
신정일, <느리게 걷는 사람>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