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만원 세대 - 절망의 시대에 쓰는 희망의 경제학 우석훈 한국경제대안 1
우석훈.박권일 지음 / 레디앙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스웨덴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국립대학 시스템의 골격이 갖춰진 것은 우파 정부 시절이다. 이 때문에 '사회적 합의'라는 표현이 가능한 것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이런 합의를 이끌어낸 사람들은 바로 고등학생들이었다. 당시 이미 대학에 들어간 학생들, 즉 대학생들은 학교의 시설이나 등록금 등에 대한 합의 정도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었는데, 대학에 들어가야 할 고등학생들이 이에 격렬히 항의하면서 거리로 나선 것이 전격적인 국립대학으로의 전환을 이끌어낸 기폭제가 된 셈이다.

p48

 

지난 5년 간의 1318 마케팅이 우리나라 고유의 10대 마케팅과 결합되면 세대 착취 정도가 아니라 '세대 파괴'가 된다. 사교육 시장을 우리나라처럼 거대하게 발전시키고 운용하는 나라는 전 세계 어디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그야말로 특수 상황인데, 우리나라의 10대들은 교육 장치에 의해서 완벽하게 통제되어 있고, 마케팅 장치에 의해 극단적으로 착취 당하는 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상황은 단순히 10대들의 문제가 아니라 그러한 소비를 지속적으로 유지시켜 주어야 하는 부모 세대의 고통과 연결된다. 이런 점에서 한국 자본주의는 정말 무섭다.

p.70

 

마케팅 세력이 아닌 어른들은 10대가 독서하고 자신의 삶을 계획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기 위해 예산과 제도를 비롯한 많은 지원을 해주겠지만, 마케팅 세력은 10대들에게 주어진 용돈을 독서가 아닌 다른 곳에 사용하도록 계속 유도할 것이다. 작기만 이 두 가지 힘의 싸움이 대한민국의 미래와 나머지 힘들 사이의 균형을 결정할 가장 큰 요소이다. 마케팅 세력과 비마케팅 세력은 10대의 용돈이라는 1318 시장에서 그야말로 건곤일척의 전쟁을 벌이는 중이다. 여기에 한국의 미래가 걸려 있다. 이것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 수 있는 지표는 간단하다. 10대들이 상대적으로 책을 사는데 더 많은 용돈과 에너지를 지출할지 아니면, 1318 마케팅 세력이 지시하는 화장품과 소비재를 사는데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지에 따라서 나라의 운명이 바뀌는 셈이다.

p.142

 

부모 세대에서 독립하기 싫은 것이 아니라 독립할 수 없을 때, 사회 전체의 세대 간 불균형이 한 집안의 불행으로 구조화하는 것이다.

p.165

 

 

우석훈, <88만원 세대> 中

 

 

+) <88만원 세대>는 IMF 경제위기 이후의 10년 동안의 급격하게 격화되고 있는 '세대간 불균형' 문제를 외국의 변화들과 비교하여 풀어낸 책이다. 세대간 불균형이 지금 우리나라의 경제 위기와 관련하여 심각하다는 사실을 제시한다. 책 표제이기도 한 '88만원 세대'는 20대의 95%가 비정규직 노동자가 될 것이라는 예측 아래 비정규직 평균임금 119만원에 20대 급여의 평균비율 74%를 곱한 수치이다. 지은이는 이러한 '88만원 세대'가 직면하게 될 한국의 미래를 예측함과 동시에 다른 나라에서의 20대의 모습을 비교해본다.

지은이가 보기에 '88만원 세대'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경쟁 사회'를 자신들의 경쟁, 즉 '세대 내 경쟁'이라고 인식하나, 사실 그들이 부딪히는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을 뿐더러 승자가 모든 것을 가져가는 승자독식 게임의 현장에 있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다.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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