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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정복
버트란트 러셀 지음, 이순희 옮김 / 사회평론 / 2005년 1월
평점 :
"글을 쓰려는 생각을 버려라. 그 대신 글을 쓰지 않으려고 노력해보라. 세상으로 나가라. 해적도 되어보고, 보르네오의 왕도 되어 보고, 소련의 노동자도 되어보라. 기본적인 신체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모든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생활을 해라."
예전에 지식이이었던 사람들은 몇 년 동안 이렇게 생활하고 나면, 더 이상 글을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또한 이러한 시기에 도달하면 글을 쓰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을 것이다.
p.49
성공한 것을 가지고 무엇을 할지 배워두지 않은 사람은 성공한 후에 권태의 먹이가 될 수밖에 없다.
p.58
모든 종류의 두려움을 극복하는 올바른 방법은 이성적으로 침착하게, 그러나 매우 집중적으로 그 두려움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이다.
어떤 문제든지 자신이 떨쳐버리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 때,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섬뜩한 마력이 힘을 잃게 될 때까지 보통 때보다 훨씬 강도 높게 그 문제를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것이다.
p.86
자기기만에 기초한 만족은 결코 확고하지 못하다. 그러므로 진실이 아무리 불쾌한 것일지라도 단호하게 그것을 직시하여 그것에 익숙해지고, 그 진실에 입각하여 자신의 살을 구축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p.135
행복의 비결은 되도록 폭넓은 관심을 가지는 것, 그리고 관심을 끄는 사물이나 사람들에게 적대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되도록 따뜻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p.171
상황이 아무리 달라진다고 해도 인생에 대한 열정을 지닌 사람은 열정이 없는 사람에 비해서 더 유리하다. 이런 사람에게는 불쾌한 경험도 쓸모가 있다.
p.178
외부적 환경이 불행하지 않은 경우라면, 열정과 관심을 자기 내부가 아니라 바깥 세계에 쏟는 것만으로도 누구나 행복을 성취할 수 있다.
p.260
버드런드 러셀, <행복의 정복> 中
+) 러셀의 글을 읽을 때마다 어쩜 이렇게 주관적인 글을 객관적으로 쓸 수 있을까 부러움이 앞선다. 행복에 대한 러셀의 생각은 동의하는 부분이 있는 만큼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많다. 특히 어떤 문제 때문에 고민할 때 그걸 피하기 보다 오히려 더 신경써서 집중적으로 고민해보라는 말은 더 이해할 수 없었다. 나는 어떤 문제가 있을 경우, 잠시 그 문제를 손에서 놓고 시간을 보낸 후 다시 한번 들여다보는 것이 훨씬 좋다고 생각한다. 러셀은 그런 시간을 문제에서 도피하는 것으로 보았는데 과연 그럴지 의문이다.
열정과 관심만 있다면 우리가 불행하다고 느끼는 감정들에 대해서 한 걸음 비껴설 수 있다는 그의 생각에는 깊이 공감한다. 우리가 어떤 문제들에 대해 불행의 감정을 느낄 때 그것 이외의 다른 것들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다면 불행의 감정이 줄어들 것이다. 물론 그게 쉬운 일은 아니나, 그렇게 노력하지 않으면 인생이 불행으로 넘쳐날 것이다. 잠시라도 행복의 크기를 늘리고 불행을 줄이고자 애쓴다면 한결 낫지 않을까 싶다.
모처럼 감상적인 행복론이 아닌 객관적인 행복론을 읽었다. 그만큼 믿음이 가는 글이다. 러셀은 철학자이지만 이 책은 그렇게 어려운 책이 아니다.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행복함을 더 느끼고 싶은 사람이라면, 읽어도 좋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