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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처럼 - 신영복 서화 에세이
신영복 글.그림, 이승혁.장지숙 엮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 안개꽃
아무리 절절한 애정을 담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에 따라 반대물로 전락할 수도 있는 것이
바로 사랑의 역설입니다.
사랑의 방법을 한 가지로 한정하는 것이야말로 사랑이 아닙니다.
사랑의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함께 걸어가는 것'입니다.
'장미'가 아니라 함께 핀 '안개꽃'입니다.
p.47
- 함께 맞는 비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입니다.
p.103
- 더불어 한 길
배운다는 것은 자신을 낮추는 것입니다.
가르친다는 것은 다만 희망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뜻을 함께 바라보는 것입니다.
p.108
- 높은 곳과 낮은 곳
높은 곳에서 일할 때의 어려움은
무엇보다도 글씨가 바른지 비뚤어졌는지
알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부지런히 물어보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p.132
신영복, <처음처럼> 中
+) 신영복 작가의 글과 서화가 더불어 실린 산문집이다. 작가의 생각과 주관을 뚜렷이 확인할 수 있는 글들이 실렸다. 글을 읽으면서 마음이 따뜻해졌다. 부드러운 문체로 쓰인 것이 대부분이나, 그 의미만큼은 단호하다. 작가는 혼자 살아가는 세상이 아닌 만큼 더불어 사는 세상을 강조한다. '함께'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즉, 자신을 낮춰서 함께 길을 걷는 자들과 조화로운 삶을 살길 소망한다. 잠언집 정도로 볼 것이 아니라, 사회를 향한 비판의 시선과 작가 나름의 주관을 생각하며 읽어야 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