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의 여왕
백영옥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인생은 초콜릿 상자에 담긴 초콜릿 같다. 어떤 초콜릿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듯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인생도 달라진다.”

p.34

 

종종 진짜 어른이 되는 순간은 인생이 노력한 대로 되는 게 아니란 걸 깨닫는 순간일 거란 생각이 든다. ‘하면 된다!’가 아니라 ‘되면 한다’란 말이 그저 말장난이 아니란 걸 알아버리는 순간 깨닫게 되는 건, 인생은 절대로 공평하지 않다는 자명한 사실이다.

p.53

 

 

당신은 당신 삶의 규칙의 희생자다.

p.64

 

여행은 일상 속의 시간을 늘려주거든. 여행을 하면 내가 천천히 늙는단 느낌이 들어. 생각해봐. 차를 타면 언제나 처음 찾아가는 길이 되돌아 오는 길보다 훨씬 더 길게 느껴지잖아.

p.148

 

 

낯선 길이 두렵고 처음 만나는 사람과의 시간이 길게 느껴지는 건, 익숙함에 대한 반작용 때문이다. 시간을 확장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러므로 미지의 길을 걷고, 나와는 다른 억양을 쓰는 타인을 만나는 것뿐일지도 모른다.

p.149

 

 

진심이 과연 최선일까?

p.212

 

 

사람은 사랑받고자 하는 욕구보다 이해받고자 하는 욕구가 훨씬 더 크다고. 하지만 타인에게 이해받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일이다. 바보 같고, 멍청하고, 때로 죽이고 싶을 만큼 어리석은 내 안의 모습들을.

p.357

 

 

백영옥, <다이어트의 여왕> 中

 

 

+) 이 책은 요즘 텔레비전에서도 방영되는 다이어트 전쟁에 대한 소재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남자에게 실연당한 여자의 직업은 요리사. 실연당할 때마다 살이 찌는 그녀는 작가인 친구의 권유로 다이어트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고, 그곳에서 인간적인 모멸감과 인간 사이의 처절한 경쟁을 경험한다. 냉정하고 이기적인 사람들의 행동으로 충격도 받고 마음의 상처도 받으나 그곳을 떠나기란 쉽지 않다. 살이 빠지고 있었으니까.

 

이 소설이 흔한 소재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흥미로운 것은 인간의 이기적인 면모를 낱낱이 제시해주는, 마지막 반전이 압권이기 때문이다. 내용이 길어 다소 지루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쉽게 잘 읽힌다. 내가 살기 위해 타인을 짓밟는 행위는 인간 내면에 깔린 본성일까. 그것이 어쩔 수 없이 우리 인간이 가진 점이라면 이해해야겠으나 인정하기란 참 어렵다.

 

책을 읽을 수록 여자의 심리적 갈등에 공감하게 되고, 여자가 받은 상처는 타인과 자신이 스스로에게 거침없이 날린 칼날이 아닐까 싶다. 이 작품은 타인보다도 자기 자신에게 이해받고 용서받는 모습의 중요성을 제시한다. 자신이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인간 관계의 가장 근원이라고 제안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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