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서른하나
야마모토 후미오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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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은 것은 싫다. 싫은 사람도 싫다. 내 성격이 그러니까 봐달라고 하지는 않는다. 다른 사람들 덕분에 사는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하는 것도 아니다. 나는 재미있을 때만 웃고 재미없을 때는 웃지 않겠다. 사는 건 이렇게 간단한 일이 아닌가?

pp.14~15

 

 언제였던가. 그녀는 "어느 한 가지에 중독되는 사람은 무엇을 해도 중독되는 법이야."라고 말한 적이 있다 .

p.49

 

 "살아 있는 것에 의미 따윈 필요 없어. 그건 코끼리나 개미나 인간이나 마찬가지야. 하지만 행복하든 불행하든, 인간인 우리는 사회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어. 그렇다면 게임이라고 생각하며 즐기는 편이 좋다고. 너도 그랬잖아?"

 "하지만 그거, 허무하지 않아?"

 "허무하긴 뭐가 허무해? 게임을 즐기려면 규칙이 필요한 법이야."

 나는 안절부절못하며 숟가락으로 컵 끝을 두들겼다.

 "이건 공평성의 문제야. 처음부터 승부가 뻔히 보였잖아. 그 남자는 사회 속에선 프로일지 모르지만 연애 게임에선 아무리봐도 아마추어에 불과해. 그런데 네가 규칙을 무시하고 아마추어에게 주먹을 휘두른 거야. 똑같은 수준의 사람에게는 이길 수 없으니까 무의식적으로 약한 상대를 노린 거지. 게임이 아니었다고 판단했으면 무릎을 꿇고 사죄하며 위자료라도 지불해."

pp.76~77

 

 

야마모토 후미오, <내 나이 서른 하나> 中

 

 

+) 처음에는 장편소설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서른 한 살이라는 나이를 가진 주인공들을 대상으로 짤막하게 쓰인 단편집이다. 대부분의 작품들이 꽁트라고 해도 될 정도로 길이가 짧아서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생각보다 서른 한 살의 남녀가 갖고 있는 고민에 대해 잘 그려내고 있다. 연애, 사회 생활, 우정, 결혼 등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보여준다.

 

열정적이라고 하기에는 머뭇거리는 순간이 많아지는 나이, 앞뒤 가리지 않고 덤비다가 무모하다는 말을 듣게 될 나이, 두 손 놓고 주어진대로 세상을 살아가다가 소심하고 소극적이라는 말을 들을 나이. 그게 바로 서른 한 살이다. 그러나 이 작품의 주인공들처럼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아보는 것도 괜찮다. 마음이 된다면 어떨까. 그때는 서른 한 살이 얼마나 정열적인 나인지 알 수 있지 않을까.

 

꿈꾸고 원하고 바라는 것이 있다면 움직이면 된다. 한 걸음 떼는 것과 동시에 모든 운명은 내 편이 되어 줄 것이다. 무엇을 바라는지 모른다면 아무 것이나 손에 닿는대로 해보자. 그렇게 내가 원하는 것을 찾아가는 시간만큼 값진 것도 없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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