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게 말걸기
대니얼 고틀립 지음, 노지양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가끔은 더이상 나를 바꾸지 않기로 결심했을 때 가장 큰 변화가 찾아오기도 한다.

 

"나는 평생 동안 내가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며 살았단다. 아, 내가 얼마나 인생을 낭비한 건지!"

p.76

 

그렇게 불안과 나는 오랜 세월 어깨를 부딪치며 같이 걸어간다. 하지만 예전과 비교한다면 우리 관계는 훨씬 좋아진 편이다. 나는 더이상 이것을 어떻게 해보려고 안달하지 않는다. 그냥 내버려둔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그 과정에서 불안은 더이상 내 삶을 장악할 수 없게 되었다.

p.94

 

내 마음속에는 아주 징글징글한 악마들이 살고 있는데 이들은 한밤중에 깨어나 내 인생의 문제와 불행을 확대 해석한다.

 

나의 연약함과 내 인생의 한계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모든 것이 더 선명해진다.

p.207

 

우리는 자신이 버려졌다는 느낌, 불안, 자기비판 등과 끝없이 씨름하며 살아가지만, 그런 감정들에 깊이 침잠할수록 우리가 더 상처받는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p.226

 

 

대니얼 고틀립, <마음에게 말걸기> 中

 

 

+) 심리학자로서 순탄한 삶을 살아온 서른 세살의 젊은 청년에게 전신마비라는 엄청난 재앙이 다가왔다. 그는 분명 죽고 싶었을 것이고 주체할 수 없는 분노를 느꼈을 것이다. 자신을 들이받은 트럭 기사를 향해 저주를 퍼부었을 것이다. 그리고, 수십년의 시간이 흘렀다. 청년은 이제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전신마비 심리학자로 여전히 많은 사람들과 상담을 하며 희망을 주고 있다. 그렇다면 그는 분노를 잊은 것일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는 자신의 불행한 상황을 받아들이고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몇 년을 고민했을 것이다. 분노를 잊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다. 그 상황을 헤쳐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는 분명 어찌할 바를 몰랐을텐데, 그 고통스러운 상황을 잘 견뎠고, 아이들과 손자와 함께 노인이 된 현재를 살고 있다.

 

그의 말대로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자기가 처한 어려움과 불안, 고통이 있다. 이유가 무엇이든 그것은 그들에게 가장 힘든 것들이고, 그래서 사람들은 괴로워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의 말대로 우리의 불안과 분노, 고통은 스스로를 더 깊은 우물로 끌어내리고, 최악의 상황으로 자신을 몰아간다. 그러니까 불안과 공포, 분노가 다가올 때는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벗어나야 한다. 다른 일에 빠지든, 잠을 자든, 누군가와 만나 대화를 나누든.. 잠시라도 벗어나는 순간이 있어야 우리는 숨을 쉴 수 있다. 우리 마음 속 불행과 불안의 악마가 그 현실적 문제들을 더 확대해석 하기 전에 말이다.

 

내가 그라면, 난 정말 무척 비참하고 힘든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그는 자신을 위해, 가족을 위해 용기를 냈다. 그런 용기로 지금을 살아가고, 지금 이 순간의 여유를 유머와 조크로 즐길 줄 알게 되었다. 물론 고통스러운 분노가 있을 수도 있다. 어떻게 없어졌겠는가. 하지만 그 순간의 자신을 다스릴 줄 안다는 것은 그 생을 행복하게 이끄는 힘이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