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출근길
법륜스님 지음 / 김영사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직장을 그만두고 나서 괴로움의 원인을 찾아보겠다고 마음먹으면 후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직장을 그만두는 것이 하나의 해결책이기는 하지만, 망설이는 사람일수록 그만두면 괜히 그만뒀다고 곧 후회하게 됩니다. 그러니 지금의 직장에 그냥 다니면서 이제부터 수행을 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직장에 다니면서 수행해서 자신의 마음이 편안해지는지 먼저 점검해 보십시오. 직장은 마음이 편안해진 뒤에 그만둬도 됩니다. 그러면 직장을 그만둔 것에 대한 후회도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결혼 문제로 고민하거나 이혼을 망설이고 있을 때에도 먼저 정진부터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괴로움은 결혼을 안 해서 오는 것도 아니고 결혼생활 때문에 오는 것도 아니며, 자신의 무지로부터 오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정진을 해서 지혜가 좀 생기면 후회하지 않는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됩니다. 자신의 선택에 대해서 후회하지 않을 수 있고, 결혼을 결정한 후에도 함께 살면서 더 많은 기쁨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어떤 문제에 대해서 항상 할지 말지에 대한 결정을 내려 달라고 말합니다. 하고 안하고는 여러분 개인의 선택입니다. 망설여지는 선택은 이렇게 선택해도 후회가 되고 저렇게 선택해도 후회가 됩니다. 그래서 그 선택을 하기 전에 정진부터 하라고 권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행복으로 가는 길이고 자유로 가는 길입니다.

 

 고민하느라 머리가 아프면 그냥 놔두십시오. 어리석은 생각으로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내려놓으십시오.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정진을 하면 마음이 밝아지면서 저절로 결정이 나게 됩니다.

pp.19~20

 

제가 아는 분 중에 의사 선생님이 계신데, 늘 환자를 만날때마다 심리적 압박을 받습니다. 환자를 치료할 때 혹시라도 잘못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으로 부담이 많았는데, 이분이 법문을 듣고 나서 '내가 최선을 다하는 것은 내 일이고, 낫고 안 낫는 것은 그의 일이다. 또 안 나았다고 누가 항의한다 하더라도 그 사람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럴 수도 있는 일이다.'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자기가 이것을 낫게 해줘야 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두려운 겁니다. '난 사실 그를 위해서 아무것도 해 줄 게 없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그분은 오히려 더 훌륭한 의사가 되었습니다.

p.86

 

인생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 마십시오.

 

그렇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만 깨어 있으면 됩니다. 이 순간에 깨어 있지 못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일어나는 겁니다.

p.117

 

법륜 스님, <행복한 출근길> 中

 

 

+) 스님의 법문을 생생하게 들은 것처럼 고개가 끄덕여지는 책이다. 직장생활에 대한 고민을 상담해주는 글이 전체 틀이나, 막상 읽으면 지금 우리네 살아가는 모습의 어느 부분에 끼워넣어도 전혀 다름이 없다. 그만큼 우리 삶은 특별한 분야로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저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내가 삶의 어느 지점에 서 있더라도 당당할 수 있다. 또 그 당당함은 바로 나에게 행복을 가져다 주는 최선의 대안이다.

 

책을 읽으면서 무엇보다 정진하는 마음의 자세가 모든 것에 앞서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마음을 수양하는 일, 그것은 정신적인 부분 만이 아니라 운동이나 취미 생활 같은 것으로 스스로 행복함을 가꿔가고 마음의 안정과 평화를 추구하는 일이다. 그런 소중함이 스스로를 넉넉하게 만들면서 모든 선택에 앞서 단호한 결정을 내리게 만드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좀 더 단단해져야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남을 원망하기에 앞서 나 스스로 욕심을 버리고 당당해진다면 세상은 훨씬 행복해질텐데. 현대인이 잊어버리고 있는 그 점을 깨우쳐 주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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