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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5년 9월
평점 :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나만을 비교하자. 나아감이란 내가 남보다 앞서 가는 것이 아니고,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보다 앞서 나가는 데 있는 거니까. 모르는 건 물어보면 되고 실수하면 다시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하면 되는 거야.
p.21
어느 날 이렇게 마음먹었다. 내가 아무리 애써도 못 고치는 습관을 고치려고 스트레스받지 말고 그냥 인정하자고. 세상에는 성별, 국적, 부모형제 등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주어진 것들이 있다. 그 주어진 것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탓만 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다. 자기 힘으로 바꿀 수 없는 것은 하루 빨리 인정하고 그 다음을 생각하는 것이 훨씬 현명하다.
p.82
나는 인생이란 산맥을 따라 걷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산에는 무수한 산이 있고 각 산마다 정상이 있다. 그런 산 가운데는 넘어가려면 수십 년 걸리는 거대한 산도 있고, 1년이면 오를 수 있는 아담한 산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작은 산이라도 정상에 서는 것은 신나는 일이다. 한 발 한 발 걸어서 열심히 올라온 끝에 밟은 정상일 테니 말이다. 하지만 어떤 산의 정상에 올랐다고 그게 끝은 아니다. 산은 또 다른 산으로 이어지는 것. 그렇게 모인 정상들과 그 사이를 잇는 능선들이 바로 인생길인 것이다. 삶을 갈무리할 나이쯤 되었을 때, 그곳에서 여태껏 넘어온 크고 작은 산들을 돌아보는 기분은 어떨까?
p.286
한비야,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中
+) 나는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을 천사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삶을 위해서 살기에도 바쁜 세상에서, 다른 누군가를 위해 봉사를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한비야는 참 용기 있는 사람이다. 자신의 삶에 떳떳하고, 타인의 삶을 사랑하며, 스스로를 당당하게 만드는 삶. 나는 그녀의 삶에 대해 쉽게 이야기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세상에는 이렇게 상상할 수 없이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또한 그들을 보살피는 따뜻한 손들이 어디서나 존재한다는 것도 배웠다. 한비야처럼 세계적으로 어려운 이들을 돕는 사람도 필요하고, 우리 나라의 어려운 이들을 보살피는 사람도 필요하다.
각박한 삶에서 나 이외의 누군가를 위해 살아간다는 것은 매우 흐뭇한 일이다. 아마도 이들은 타인을 도우면서 스스로를 돕는 길을 선택했으리라 생각한다. 봉사라는 것은 타인에게 손을 내밀수록 자신에게 넉넉해지는 법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박수를 보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