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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신 신은 아이 ㅣ 초록달팽이 동화 3
유영선 지음, 시농 그림 / 초록달팽이 / 2025년 11월
평점 :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구름도 목이 메나 봅니다.
"널 보고 싶으면 학교로 갈 게. 더울 때면 비가 되어서 네게 가고, 추울 때면 흰 눈이 되어서 네게 날아갈게. 신우야, 나는 언제나 네가 볼 수 있는 하늘에 있을 거야."
p.20 [내 친구, 구름]
아기 까치는 서둘러 집으로 날아갔습니다.
"아빠, 까치밥이라고 했어요. 마을 아이들이 예쁜 감을 그대로 가지 끝에 남겨두었어요."
"그래, 고마운 일이지. 해마다 아이들은 우리 몫으로 감을 남겨 둔단다. 물론 그러기 때문에 우리는 감이 다 익을 때까지 그 감들을 하나도 손대지 않고 있지."
p.36 [까치와 까치밥]
준아.
네 편지 읽고 많은 생각을 했단다.
너의 솔직한 마음이 나의 지난 시간을 뒤돌아보게 했어.
생각해 보면 어른인 나도 부끄러운 일이 많았는데...
반성해 보지 못한 채 이 나이게 되었구나.
이제 퇴원하면 미국으로 돌아갈까 한다.
수연이 할머니가
p.59 [상장보다 무거운 것]
"어른들은 참 이상해요. 발들이 각각 다른데 왜 두 발에 똑같은 신발을 신기려 하는지 모르겠어요. 내 발들은 다른 신발을 신고 싶어 한단 말이에요. 왼발은 왼발이 좋아하는 신발이 있고, 오른발은 오른발이 좋아하는 신발이 있어요."
p.72
누가 보거나 말거나 남들의 시선은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어요.
그 애가 부러웠어요.
나는 부끄러워서 남들 앞에선 절대로 그렇게 못 하거든요.
p.80 [짝신 신은 아이]
"여기 있으면...... 손을 잡고 있는 것 같아."
"누구랑?"
"하늘나라에 있는 엄마랑."
"정말?"
"그럼, 엄마가 얼굴을 만져주는 것 같기도 하고, 어깨를 안아주는 것 같기도 하지."
"엄마 냄새도 나?"
"가끔. 바람이 불 때면......"
pp.88~89 [오빠와 나무]
유영선 동화집, <짝신 신은 아이> 中
+) 이 책에는 총 5편의 동화가 귀여운 그림과 함께 실려 있다. 친구 구름이를 몰래 돌보다가 하늘로 보내며 그리워하는 신우, 추운 겨울을 대비해 다른 곳으로 떠나려다 까치밥을 챙기는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남는 까치 가족,
착한 마음을 다하지 않은 것 같은데 착한 어린이 상을 받아 괴로운 마음을 고백하는 준, 짝신을 신고 당당하게 걷는 친구를 부러워하며 그 아이와 친구가 되고 싶은 은지, 나무 위에서 죽은 엄마를 그리워하는 오빠를 걱정하는 민애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쓴 이 동화집은 친구를 배려하는 태도,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관점, 거짓 없이 착하게 사는 마음, 잘못을 고백하는 용기, 다름을 틀림이 아닌 개성으로 인정하는 자세,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 등이 잘 드러난다.
구름이에게 몰래 물을 가져다주며 살뜰하게 챙기는 신우를 보면서 누군가를 지키는 마음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사람들이 감나무의 감 몇 개를 까치밥으로 남겨두는 마음과, 그 마음을 따뜻하게 수용하는 까치들의 행동에서 생명을 존중하고 상대의 마음을 배려하는 자세도 배울 수 있다.
준의 고백 장면에서는 양심에 걸리는 행동은 반성하며 용서를 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도 보여준다. 더불어 그 용감한 고백을 '꾸짖음'이 아닌 '너그러움'으로 받아들이는 어른들의 모습도 의미 있다.
본인의 발이 짝짝이 신발을 원한다며, 왜 어른들은 어린이라고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걸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는지 의아해하는 아이의 말을 들으면 생각이 많아진다.
고정관념과 편견이 개성을 막고 있는 건 아닌가. 치우친 시선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된다. 또 개성을 존중하는 태도가 아름다운 관계를 만든다는 걸 발견할 수 있다.
하늘로 떠난 엄마에게 가까이 갈 수 있는 나무의 맨 위에 앉은 민규를 보며 그리움의 크기를 가늠해 보았다. 그리움에도 크기와 거리가 있을 수 있다는 걸 아이의 모습에서 느낀다.
엄마와 조금이라도 가까워지고 싶은 오빠의 마음, 그리고 오빠와 함께하고 싶지만 나무의 높이가 너무 무서운 민애의 미안함 등을 순수하게 표현했다.
다섯 편의 동화는 아이들의 순수함을 잘 녹여냈다. "동화를 쓴다는 건, 결국 세상을 다시 배우는 일"이라는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한 동화집이었다.
중간중간 실린 만화 같은 그림과 함께 읽으면서, 세상을 올바르고 따뜻하게 보는 시선을 배운 책이었다. 더불어 동화를 쓰는 일이 세상을 다시 배우는 일이라는 아름다운 지혜를 가르쳐준 저자에게 고마운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