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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널 먹을 거야 ㅣ 온그림책 28
데이비드 더프 지음, 마리안나 코프 그림, 김지은 옮김 / 봄볕 / 2025년 12월
평점 :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오늘은 살아 있기 참 좋은 날이다.
그렇지, 프랭크? "
" 맞아, 최고야! "
뿌지직!
" 이봐! 너 왜 그랬어? "
" 미안, 네 친구를 못 봤어. "
" 어...... 앞을 잘 보고 다녀야지. "
" 미안해. 내가 잘못했으니 책임질게. "
" 마음 쓸 필요 없어.
할 일이 하나 생겼네.
꿈틀꿈틀
나중에 친구들과 얘를 먹을 거야. "
" 이 애는 몇 주만 지나면 썩어서 흐물흐물해질 거야. 그러면 우리가 먹겠지.
지렁이들이 어떤 일을 하면서 사는지 모르니? "
" 내가 널 먹는다면, 그건 생명이 돌고 도는 과정일 뿐이야. "
" 너희 지렁이들이 참 중요한 일을 하는 것 같구나.
그런데 나는 네 친구를 밟았잖아. 마음이 점점 더 안 좋아. "
" 이봐. 네가 정말 실수를 바로잡고 싶다면
저 위에 있는 새를 한번 봐 줄래? "
" 날 위해서 저 새를 계속 감시해 줄 수 있니? "
쿨쿨쿨...
"프랭크?
프래애앵크? "
" 만약 나에게 어떤 일이 생기면, 너는 나를 먹겠지. 그럼 그때 날 좋은 무언가로 바꿔 줄 수 있겠니? "
" 그렇게 할게. 덩치 큰 내 친구야."
데이비드 더프 지음, 마리안나 코포 그림, <난 널 먹을 거야> 中
+) 편안한 느낌을 주는 이 그림책은 '지렁이 프랭크'와 '커다란 초식 공룡'이 친구가 되면서 서로의 존재 가치를 확인하게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이들이 읽는 그림책인데 첫 장면부터 파격적으로 시작해서 조금 놀랐다. 프랭크가 지렁이 친구와 '살아있기 참 좋은, 최고의 날'을 만끽하고 있을 때, 갑자기 등장한 공룡이 본의 아니게 지렁이 친구를 밟는다.
그렇게 읽는 이의 두 눈이 휘둥그레지려는데 더 충격적인 말을 지렁이가 한다. 당황하며 무척 미안해하는 공룡에게 프랭크는 이렇게 말한다. "나중에 친구들과 얘를 먹을 거야."
놀람의 연속으로 계속 그다음 장을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그림책이라니. 평온한 느낌을 주는 그림들 사이에서 지렁이 프랭크의 단호하지만 부드러운 말은 독자로 하여금 관심을 집중하게 만든다. 왜? 왜지?
이 그림책은 살아있는 존재들의 끝과 시작을 알려주며, 서로가 먹고 먹히는 관계의 틀을 보여주고 있다. 즉, 모든 존재들마다 존재하는 가치가 있음을 가르쳐 준다.
무언가를 먹어서 다시 새로운 시작을 선물하는 지렁이 프랭크의 삶, 지렁이를 지켜보는 '새'로부터 프랭크를 지켜주는 커다란 초식 동물 공룡의 삶, 프랭크가 아니더라도 다른 지렁이를 먹이로 잡아가는 새의 삶 등등.
저자는 생명 순환의 가치와 자연에서 존재하는 모든 생명의 존재 가치를 따뜻한 그림책으로 설명하고 있다. 모든 생명이 살아가는 이유를 알려주면서 그들 하나하나 의미 있고 소중한 존재라는 걸 표현한다.
더불어 어떻게 친구가 되는지 지렁이와 공룡의 모습을 통해 천천히 드러낸다. 또 친구에게 용기 있게 사과하는 모습과 그 사과를 따뜻하게 받아주는 모습도 볼 수 있어서 배우며 느낄 점이 많다.
그림책이기에 그림 한 컷 한 컷 살펴보며 등장 캐릭터의 표정을 지켜보는 재미도 있다. 또 자연 순환의 모습을 그림으로 보기에 아이들이 인상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자연에서 함께 살아가는 것의 중요성, 탄생과 죽음이 시작과 끝의 반복이라는 점, 생명이 이어지며 순환할 때 서로의 마음도 나눈다는 걸 가르쳐 주는 책이었다.
그리고 미안한 마음을 표현하는 것, 용서하는 마음을 보여주는 것, 약속한 걸 지키는 것 등의 자세를 일깨워 주는 작품이라고도 느꼈다.
어린 독자들에게 죽음의 의미와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를 새롭게 환기할 수 있는 그림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을 알려주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모든 존재는 사라지는 게 아니라 다시 태어난다는 것, 그렇게 자연에서 돌고 돌며 살아간다는 것, 모두가 가치 있는 생명이라는 것 등을 상징적으로 잘 담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