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봄을 건너는 법 ㅣ 우리학교 주니어 소설
정은주 지음, 김푸른 그림 / 우리학교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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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담한 체격과 유난히 작은 얼굴, 뭔가 자연스럽지 못한 동작에 금세 멍해지는 표정. 산에를 오늘 처음 본 애들이 산에를 장애인이라고 말한 이유는 겉으로 보이는 저 모습밖에 없을 거다. 어렸을 때도 산에는 지금처럼 걷고 걸핏하면 저런 표정이었다. 그때는 아무도 산에가 장애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었다. 모두가 산에는 기분 좋으면 저렇게 걷고, 그냥 입을 잘 벌린다고 여겼다. 그때는 단지 다를 뿐이라 생각했던 모습이 지금은 '장애'라는 분명한 이름을 얻은 셈이다.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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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까지도 산에는 그 자리에서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나라도 산에 손을 붙잡고 "산에야, 이제 그만 가자."라고 말한다면 산에는 순순히 따라올 것이다. 하지만 난 그러지 않았다. 아니, 그럴 수 없었다. 산에를 바라보는 윤하의 눈빛이 나현이의 눈빛과 똑같아져 버렸기 때문이다.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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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야."

"응?"

"너, 왜 이 학교로 전학 왔어?"

"... 어, 어. 내가 너무 똑똑해서, 너무 똑똑해서 영재. 장애아 영재. 어... 그래서 일반 학교에 다녀야 한대. 나 때문에 정말로 특수학교에 다녀야 하는 애가 못 다닌다고."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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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준아, 너는 햇살이랑 대화가 돼? 말이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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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가 훨씬 더 많긴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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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왜 맨날 같이 다녀? 너 햇살이가 하자는 거 다 받아 주잖아."

"... 다 받아 주는 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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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준이가 나에게만 들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햇살이가 먼저 나한테 말 걸어 주고, 놀자고 했으니까... 햇살이만 그랬어."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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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햇살 장애인 아닌데요. 우리랑 수업 다 듣고, 지네 엄마도 햇살이 장애인 아니라고 그랬어요."

"뭐?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어!"

교감 선생님의 목소리가 커졌다. 지후의 태도에 조금 화가 난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지후는 그보다 더 화가 난 거 같았다.

"어떨 때는 똑같이 대하라고 난리고, 이럴 때만 장애인이에요?!"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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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이 사회에서 우정을 맺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세상이 많이 좋아져서 동정하고 보살펴주는 대상으로는 봐 주는데, 우정까지는 참 어렵지요. 왜냐면 우정은 동등한 인간관계거든요. 그럼에도 제가 이런 제안을 했을 때 우리 친구들 모두가 데려올 친구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 순간, 제가 눈물 날 것처럼 좋았습니다."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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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주 글, 김푸른 그림, <우리가 봄을 건너는 법>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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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동화는 요즘 초등학생들의 교실 내 풍경을 사실적으로 담고 있다. 매 학기 초만 되면 친구 사귀는 것이 힘들어 긴장하는 아이들이 많다. 말로만 듣던 그런 상황을 저자는 이 책에서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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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사귀기가 쉽지 않아 자기 자신을 챙기기에도 바쁜 '선아' 앞에 어느 날 갑자기 유치원 때 단짝이었던 '산에'가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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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다닐 때는 둘도 없는 단짝이었는데 산에가 '윌리엄스 증후군'이라는 장애를 앓고 있다는 걸 어른들이 알게 되면서 그들은 헤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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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초등학교 5학년인 현재, 선아네 학교로 산에가 전학을 온다. 이미 선아네 반에는 자폐 증상을 보이는 '햇살'이라는 친구가 있었는데 산에까지 같은 반으로 배정되면서 아이들은 당황스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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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햇살이는 장애 판정을 받은 적이 없지만 아이들과 선생님은 햇살이의 특별한 행동에 종종 곤혹스러워한다. 이때 선생님의 든든한 조력자이자, 햇살이가 따르며 좋아하는 친구 '민준'이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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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준이는 이전에 학교 폭력 사건과 연관된 적이 있어서 아이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했는데 그런 민준에게 햇살이는 좋은 친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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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아와 산에, 햇살과 민준이 한 반에서 지내면서 아이들은 여러 상황을 만나게 된다. 급식실에서의 소동, 선아와 산에의 관계에 대한 소문, 민준과 산에가 햇살이를 괴롭히는 학교폭력 가해자가 되는 사건 등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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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그 사건이 오해에서 비롯되었다는 걸 확인하고 진실을 파헤치려는 선아와 반 친구들의 노력, 어른들이 바라보는 장애 학생에 대한 편견, 어른들의 미숙한 대응 방식 등등도 이 책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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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화를 읽는 내내 마음이 여러 번 일렁였다. 장애와 비장애, 편견과 오해, 그리고 배려와 이해, 우정과 희망의 메시지를 사실적이고 감동적으로 담아낸 동화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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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초등학교 교실을 스케치한 듯 현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느낌이다. 또한 편견과 혼란으로 산에와 햇살이를 대하던 아이들이 이들을 친구로 대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드러나, 읽는 내내 아이들의 장하고 멋진 모습에 푹 빠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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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 또한 장애를 지닌 친구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실수를 하지 말아야 하는지 잘 가르쳐 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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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초등학생들에게 친구를 사귄다는 것의 의미가 얼마나 크고 깊은 건지 알려준 책이기도 하다. 초등학생들의 학교생활 역시 하나의 사회생활과 다르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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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사귀고자 애쓰며 고민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사회생활을 잘하고자 애쓰는 어른들과 인간관계 때문에 고민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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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와 비장애 사이에서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무엇이 편견이고 무엇이 배려일까. 또 친구가 되어간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친구는 어떻게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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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화는 그 고민과 아픔과 희망을 함께 담아낸 작품이기에 초등학생들에게 권해주고 싶다. 또한 꼭 초등학생이 아니더라도 청소년을 비롯한 어른들에게도 한 번쯤 읽어볼 감동적인 동화책으로 추천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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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읽어도 가슴 찡하게 전하는 감동과 마음 깊이 생각해 볼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이라고 본다. 장애와 학교 폭력 등의 민감한 문제를 현실적이지만 인간적으로 잘 다룬 성장 동화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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