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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사용법 - 내 몸의 조화로운 건강을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김동규 지음 / 라온북 / 2025년 8월
평점 :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한의학은 단지 병의 유무를 찾는 것이 아니라 몸의 흐름을 살피는 의학입니다. 장은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간은 긴장되어 있지 않은지, 기운이 위로 치솟고 있진 않은지, 비위의 기운은 아래로 잘 내려가고 있는지를 봅니다. 그리고 이 흐름의 변화가 불편함의 근본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을 파악합니다.
한의학은 '기능의 변화'를 다루는 학문이기 때문에 '기능이 약해지고 흐름이 틀어지기 시작하는 순간'을 놓치지 않는 것이 핵심입니다.
한의학은 몸을 '돌보는 의학'입니다. 돌봄이란 고장 나고 나서 수리하는 것이 아니라, 고장 나기 전에 이상을 감지하고 균형을 바로잡는 것입니다.
pp.23~26
아직 병으로 진단되지 않은 작은 변화들을 먼저 감지하고, 그 흐름을 정리하는 데 탁월합니다. 한약을 복용하면서 몸의 신호에 민감해지고, 침 치료로 순환과 긴장을 풀어주며 스스로의 회복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 의학이 바로 한의학입니다.
결국, 중요한 건 '꾸준함'입니다. 너무 아프기 전에, 다시 아프기 전에, 평소에 조금씩 다듬고 정리하는 습관이 건강의 기초가 됩니다.
pp.50~51
저는 환자가 단순히 '치료받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치료의 길을 걷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설명 없이 약을 주고 침을 놓는 것보다, 지금 이 약은 어떤 작용을 하는지, 왜 이 경혈에 침을 놓는지, 이 증상은 어떤 흐름에서 비롯됐는지를 함께 대화하는 시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p.72
이처럼 수족냉증은 독립된 병명이라기보다는, 몸 어딘가의 기능 이상에 따라 '동반되어 나타나는 반응성 증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겉으로는 손발이 찬 증상 하나지만, 사실은 그 안에 다양한 원인이 숨어 있는 것이죠.
결국, 손발이 차다는 건 몸이 보내는 하나의 신호입니다 그 신호를 놓치지 않고, 원인을 제대로 들여다보는 것, 그게 진짜 치료의 시작입니다.
p.112
한의학적으로는 이를 '습담이 쌓인다'라고 표현합니다. 탁한 기운이 위장을 감싸고, 순환이 느려지며, 소화가 더디게 되는 것이죠. 밀가루 음식, 곡물 셰이크 등도 같은 맥락에서 위장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건강식으로 여겼던 가루 음식 대신, 따뜻한 밥 한 숟가락이 훨씬 더 위장에는 좋을 수 있습니다.
p.124
걷는다는 건 단순히 발을 움직이는 일이 아닙니다. 걸음 하나에도 내 자세, 내 근육, 내 몸의 정렬 상태가 전부 들어가 있습니다. 그래서 걷기를 잘한다는 건 곧 내 몸을 잘 알고, 잘 다스린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엉덩이에 힘을 주며 중심을 잡고 걷는 연습, 좌우 균형을 살피며 걷는 습관,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걸음을 조절하는 지혜, 그 모든 것이 결국 내 몸의 건강을 지켜주는 힘이 됩니다.
p.159
김동규, <한의사 사용법> 中
+) 이 책은 한의학이 어떤 분야인지, 한의학 진료의 근본이 무엇인지 잘 설명하고 있다. 한의사인 저자는 한의학이 몸의 흐름을 살피고 몸의 균형이 흐트러지지 않았는지 확인하며 몸을 돌보는 의학이라고 이야기한다.
몸의 기능에 변화가 생기지 않았는지 세세하게 관찰하여 몸이 보내는 신호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한다.
한의학 치료는 운동과 같아서 단기간에 효과를 내려 하기보다 꾸준히 지속하며 한의사와 함께 방향을 조율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그렇기에 한의학의 침 치료나 한약을 처방할 때 어떤 약이 어떤 점에서 효과가 있는지를 잘 가르쳐 주는 한의사를 만나라고 말한다.
한의원에서 진료받았던 경험을 떠올려, 한의사 선생님들의 공통된 특징을 찾았다. 한의사 선생님들은 대게 환자의 증상에 관한 질의응답과 그 외 체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꼭 갖는다는 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왜 그런 시간이 필요했는지 이해가 되었다. 처음에는 한의사 사용법이라는 제목이 좀 과격하게 느껴졌는데, 치료 과정에서 한의사와 환자는 동반자라는 걸 강조하고 싶었던 저자의 마음이 와닿아 이해가 되었다.
아픈 곳을 치료하는 건 당연하다. 그런데 한의학은 왜 아픈지 그 원인을 몸의 흐름과 균형에서 찾는다. 일부 증상만 보는 것이 아니라 몸의 전체적인 균형과 조화를 고려해 진료하는 데 의미가 있다.
개인적으로 걸을 때마다 다리 오금 쪽 어딘가가 아픈데, 거기가 어딘지 제대로 찾지도 못하고 한두 해 방치하다가 도저히 못 견디겠을 때 동네 한의원을 찾았다.
그때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진료를 시작했던 것 같다. 하지만 치료를 받을수록 한의사 선생님께서는 아픈 부위를 정확하게 찾으며 왜 거기가 아픈지 가르쳐 주셨고 어떻게 관리하는 게 좋은 지도 설명해 주셨다.
그렇게 한동안 침을 맞으면서 몇 년 동안 아팠던 다리는 씻은 듯이 나았다. 이런 경험이 한의학에 대한 믿음과 한의사 선생님에 대한 신뢰로 남지 않나 싶다.
한의학 치료는 한의사와 환자가 함께 꾸준히 걷는 길이라는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한다. 아프기 전에 몸의 변화를 감지해 몸을 지키고 회복력을 기르는 것, 그것을 돕는 게 한의학의 목적임을 잘 가르쳐 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