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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로 힐링 - 취향 저격! 전국 로컬힙 템플스테이 50
신익수 지음 / 생각정거장 / 2024년 12월
평점 :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진관사 회주이자 사찰 음식 명장 계호스님은 사찰 음식의 3가지 원칙을 이렇게 정의하신다. 청정, 유연, 여법, 제철에 난 채소를 냉장 보관하지 않은 청정한 상태에서 삶고 데쳐 부드럽게 만들고 마지막으로 부처님의 뜻에 맞춰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청정, 유연, 여법을 사찰 음식의 원칙으로 정의하지만 이게 인생을 살아가는 지침도 된다. 깨끗하고 청정한 마음을 가질 것, 게다가 모가 나지 않고 물처럼 유연한 마음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부처님 뜻으로 그저 주어진 대로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면 될 터다.
pp.66~68
2017년 템플스테이 사찰로 지정받은 무량사는 용서를 전면에 내세운다. 아예 "최고의 자비심은 용서입니다"라는 타이틀로 당일형, 체험형, 휴식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사실 화를 내고 증오를 해봐야 의미가 없다. 굳이 불교적으로 표현하자면 증오의 불길은 미워하는 자에게 가 닿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마음만 불태울 뿐이다.
pp.103~104
아르투어 쇼펜하우어는 말했다. 남을 닮기 위해 인생 중 4분의 3을 낭비하는 게 인간이라고. 참 나를 찾는 향일 템플스테이를 통해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나(남의 나)라는 페르소나를 떨치고 인생 낭비를 부디 끝내길. RM의 가사처럼 'But (나에게) 부끄럽지 않게'
p.140
마치 독방 고립을 연상케 한다. 아니다. 고립은 타인의 의지에 의한 것으로, 오롯이 자신을 내려다보기 위해 고독을 선택했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극강의 초강력 템플스테이다. 심지어 독방형이다. 세상과 단절되는 강렬한 템플스테이로 승부수를 던지는 곳은 바로 계룡산 '갑사'다.
p.169
백담사는 한마디로 치유의 사찰이다. 상처받고 아플 때 이곳을 찾게 된다. 왜일까? 세상과의 단절을 오롯이 체험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백담사에 딸린 영시암의 의미를 알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영시암은 글자 그대로 그 격절감만으로 세워진 암자다. '영원히 쏜 화살'이라니.
p.249
신흥사 템플스테이의 핵심은 하절, 친절, 간절로 구성되는 3절이다. 하절은 마은 내려놓기, 친절은 전통문화의 숨결 느끼기, 간절은 행복 찾는 법 알기다. 이렇게 이뤄지는 3절의 과정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발견한다.
p.303
신익수, <절로 힐링> 中
+) 이 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사찰과 힐링의 상징인 템플스테이를 소개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찰을 두루 살피며 각양각색의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안내한다.
저자는 유쾌하고 발랄한 문장으로 각 사찰들의 특색과 프로그램의 특징을 잘 담아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템플스테이를 진행하는 사찰은 약 150여 개가 있다고 한다.
그중 이 책에서는 50여 개 사찰의 템플스테이를 설명하며 그곳만의 개성적인 프로그램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템플스테이만 언급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찰에 얽힌 역사 문화적 배경도 간략히 적고 있다.
그 외 일상 속 불교 용어의 어원을 찾아보고, 템플트레인과 캠플스테이 등의 이색적인 프로그램도 언급하며, 반려동물과 함께 템플스테이를 즐길 수 있는 사찰도 가르쳐준다.
더불어 계절별, 테마별 템플스테이도 요약해 정리한다. 그리고 각 장마다 사찰 사진과 템플스테이를 즐기는 이들의 모습도 사진으로 담아서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단순히 템플스테이에 대한 글이라며 이 책을 소개하기에는 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읽는 내내 당장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재미있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건 흥미롭고 유쾌하게 문장을 구성하는 저자의 필력 덕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템플스테이를 떠나기도 전에 간접적인 경험만으로도 힐링한 느낌이다.
템플스테이의 가격, 구체적인 프로그램, 템플스테이를 진행하는 사찰, 계절별로 추천하는 템플스테이 등등이 자세하고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 필요한 이들에게 도움이 된다. 또 사찰의 전화번호와 위치, 홈페이지 등등을 담았기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기에 좋다.
템플스테이에 대해 막연하게 알고 있어서 망설이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우리나라 사찰에 얼마나 다양한 템플스테이가 있는지 보고 놀라지 않을까 싶다.
경험해보고 싶은 템플스테이가 많아서 읽는 내내 설레고 기분이 들떴다. 내년에는 템플스테이에 도전해야지 하는 다짐을 하며, 어느 곳을 가야 할지 기분 좋은 고민을 하게 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