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이고 싶은 아이 - 2021 아르코 문학나눔 선정 죽이고 싶은 아이 (무선) 1
이꽃님 지음 / 우리학교 / 2021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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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돈을 받고 변호를 하는 것. 그것도 아무 죄가 없는 사람을 변호하는 것. 주연은 그것만큼 쉬운 일이 또 있겠나 싶었다. 그런데도 김 변호사는 아주 어려운 일을 해내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굴었다. 자신이 신이라도 된 것마냥 구는 태도는 더 마음에 들지 않았다. 간절히 믿으면 뭐든 다 들어줄 것처럼 굴지만, 결국엔 아무것도 들어주지 않는 다른 신들처럼.

5%





당연하죠. 친구 사귈 때 다 따져요 얼굴, 성적, 집안, 점수 매겨 놓고 순위 나누는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다들 속으로는 예쁘고 잘살고 공부 잘하는 애랑 친해지고 싶어 하죠. 성격이 아주 재미있으면 상관없지만 서은이는 그런 타입도 아니었거든요.

10%





"서은이에 관한 소문이요. 전부 다 제가 지어낸 거지, 사실이 아니라고요."

"무슨 소리야. 사람들이 믿으면 그게 사실이 되는 거야. 팩트는 중요한 게 아니라고."



유리한 증언. 사실대로 다 말하면 자신에게 불리해질 수도 있었다.

유리한 증언. 거짓말로 둘러싸인 유리한 증언......

33%





진실이요? 백번 천번도 넘게 말했습니다. 전 아니라고요. 아무도 안 믿더라고요. 그때 깨달은 게 하나 있습니다. 세상은 진실을 듣는 게 아니구나. 세상은 듣고 싶은 대로만 듣는구나.

72%





아무도 절 의심하지 않더라고요. 웃기죠. 사람들은 자기가 다 안다고 믿어요. 사실 아무것도 모르면서.

98%





이꽃님, <죽이고 싶은 아이> 中​





+) 이 소설은 강렬한 제목만큼이나 파격적인 내용으로 구성된 작품이다. 고등학생 단짝 친구 둘이 크게 싸운 날, 둘 중 한 명이 죽은 채 학교에서 발견되면서 소설이 시작된다. 더 충격적인 건 그 학생을 죽인 용의자가 제일 친한 친구로 지목되면서 사건이 진행된다는 점이다.



청소년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굉장히 파격적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읽을수록 어쩌면 이 소설 속 장면들이 청소년들의 일상을 사실적으로 담아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소설은 여러 인물의 시점으로 독백하듯, 인터뷰하듯, 각 인물과 장면을 초점화해 그리고 있다.



단짝이라고 믿고 있는 친구 사이에서도 진심이 무엇인지 알기 힘든 상황, 단짝 같아도 서로를 이용하는 듯 보이는 관계에 대한 또 다른 친구들의 무관심, 아이들을 편견과 고정관념으로 바라보는 어른들의 시선, 자기에게 피해만 주지 않으면 된다는 이기적인 사람들 등.



이 작품은 그런 사람들의 모습을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골고루 드러내고 있다. 어디까지가 진실이며 무엇이 진심인가. 소설을 읽을수록 마음이 아프면서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을 꽤 현실적으로 담아냈다고 느꼈다. 주제나 소재를 생각하면 무거운 내용이지만 스릴러물 혹은 추리물 같아 흥미롭게 읽었다.



청소년과 어른들 모두 읽고 자기 삶을 돌아볼 기회가 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인간관계, 그리고 진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거리가 많은 책이다. 더불어 사람을 어떤 마음과 자세로 대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서도 반성해 볼 수 있다.



이 책을 단숨에 읽으며 저자의 다른 작품은 어떨지 궁금했다. 무슨 내용이며 어떤 형식일지 관심이 생기는 작가인 듯하다. 청소년들이 사람과 세상을 바라보는 본인의 모습은 어떤지, 교우 관계 즉 진짜 친구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 주는 좋은 소설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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